대웅제약, 패치형 비만약 시대 연다

입력 2025-08-13 17:16
수정 2025-08-21 16:09
대웅제약이 ‘붙이는 비만약’ 국산화에 한발 더 다가갔다. 개발 가능성을 가늠하는 초기 연구에서 기존 제품보다 배 이상 높은 약물 전달 효율을 확인하면서다.


대웅제약은 대웅테라퓨틱스와 함께 개발한 마이크로니들(미세침) 비만 패치의 초기 파일럿 임상에서 80% 넘는 생체이용률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대웅테라퓨틱스가 자체 개발한 약물전달 기술 플랫폼 ‘클로팜’을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 ‘위고비’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에 적용한 결과다. 세마글루타이드를 마이크로니들 패치에 넣은 뒤 건강한 성인 70명에게 붙여 혈중 농도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주사제를 투여할 때 혈중 농도가 100%라면 패치로 투여했을 때 80% 넘게 농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먹는 위고비’에 비하면 160배 높은 약물 전달률이다.

클로팜은 바늘이 피부에 닿은 뒤 녹으며 약물을 방출하는 용해성 타입의 마이크로니들 패치다. 약물의 균일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가압 건조’와 ‘완전밀착 포장’ 기술을 적용해 오염 우려 없이 정밀하게 투여할 수 있다.

앞서 국내외에서 개발된 ‘붙이는 위고비’는 임상 1상시험 등에서 30% 수준의 약물 전달률을 보였다. 개발 초기지만 80%가 넘는 수치는 최고 수준의 농도를 구현한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강복기 대웅테라퓨틱스 대표는 “고용량 세마글루타이드를 단일 패치에 적용해 주 1회 투여 가능한 수준의 약물 전달 효율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비만약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바뀌자 글로벌 제약사들의 초점은 ‘기술 차별화’로 옮겨가고 있다. 바늘에 대한 거부감을 줄인 ‘먹는 약’, 주사 투약 기간을 주 1회에서 월 1회로 늘린 ‘장기지속형 주사’ 등의 개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비만약 시장에서는 출시 10개월을 맞은 위고비와 오는 18일 출시되는 마운자로가 가격 경쟁에 들어갔다. 위고비는 14일부터 한 달분 기준으로 37만2000원인 국내 공급가격을 용량에 따라 13~42% 인하한다. 초기 한 달 투여분인 0.25㎎은 21만6000원, 0.5㎎은 22만7000원, 1.0㎎은 24만9000원, 1.7㎎은 32만4000원으로 정해졌다. 후발주자인 마운자로 초기 투여분(2.5㎎)이 27만8000원인 것을 고려하면 20%가량 낮은 출고가다.

서울 종로구 등 환자가 몰리는 ‘성지 약국’에선 이미 위고비 저용량 판매 가격이 최저 25만원까지 내려갔다. 위고비 국내 총판을 맡은 쥴릭파마는 지난 12일부터 기존에 고가로 공급한 약의 환급을 시작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