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취임 100일을 맞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사진)의 지지율이 30%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독일 주간지 벨트암존타크가 여론조사업체 인자에 의뢰한 설문 결과를 보면 메르츠 총리의 직무 수행에 만족한다는 응답자는 30%에 그쳤다. 불만이라는 응답은 59%에 달했다. 메르츠 총리 취임과 함께 출범한 새 연립정부에도 27%만 만족한다고 답했다. 앞서 출범 한 달째인 지난 6월 초 메르츠 총리 지지율은 36%, 연정은 37%였다.
벨트암존타크는 새 정부 초반 100일 평가가 올라프 숄츠 전 총리의 ‘3당 연정’보다 더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숄츠 전 총리는 취임 100일을 평가하는 2022년 3월 조사에서 응답자의 43%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메르츠 총리는 총선에서 중도보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을 승리로 이끌고, 중도진보 사회민주당(SPD)과 좌우 대연정을 꾸려 5월 6일 취임했다.
그는 취임 전부터 헌법 개정을 추진해 국방·인프라 예산에 대한 부채 한도를 풀었다. 취임 후에는 “유럽 최강의 재래식 군대를 만들겠다”며 “유럽은 독일에 기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숄츠 전 총리와 달리 유럽 외교 무대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데만 치중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국제 무대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국가 운영을 총리실장과 경제장관 등에게 위임했다는 지적도 있다”며 “내분과 정체된 국가 경제 성장, 낮은 국민 신뢰도, ‘외교 총리’라는 비판으로 임기가 얼룩졌다”고 분석했다.
메르츠 총리는 “주 4일 근무, 일과 삶의 균형으로는 이 나라의 번영을 유지할 수 없다”며 노동시장 유연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저성장 늪에 빠진 독일 경제를 회생하기 위해 구조개혁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다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다. 메르츠 총리는 1월 난민 강경책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정치권의 금기를 깨고 극우 독일대안당(AfD)의 협조를 받아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옹호하면서는 “우리 모두를 위해 하는 더러운 일”이라고 표현해 비판받았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