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경력직 공채를 통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전문가를 대거 충원한다. ‘즉시 전력’을 수혈해 하이브리드 본딩 등 차세대 HBM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려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목적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등 실적이 부진한 사업부는 경력직 채용 규모를 예년보다 축소하고 기존 인력 활용도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1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오는 19일까지 경력 사원을 모집한다. DS부문 9개 주요 조직 중 메모리사업부,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 총괄, TSP(테스트&시스템 패키지) 총괄, 인공지능(AI)센터 등 6곳이 경력직을 뽑는다. 삼성 관계자는 “경력 공채 특성상 채용 규모를 특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살아나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등을 고려할 때 채용 규모가 작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맏형 메모리사업부는 HBM 사업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 중심으로 채용한다. HBM 관련 직무만 회로 설계, 평가 및 분석, 패키지 개발, 데이터 분석, 테크 마케팅, 상품 기획 등 6개다. 포커스는 ‘차세대 HBM’에 맞췄다.
삼성전자는 패키지 개발 지원자에게 ‘차세대 HBM 제품의 신규 구조 개발’ 능력을 요구하고, 상품 기획 담당의 주요 업무로 ‘맞춤형(custom) HBM 채용 검토 고객과의 업무 협의’를 꼽았다. 맞춤형 HBM은 쌓아 올린 D램의 맨 밑에 배치해 두뇌 역할을 하는 베이스 다이에 고객사가 요구하는 특화 기능을 넣은 HBM이다. 이르면 내년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HBM 시장의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행 기술 개발 조직인 반도체연구소는 차세대 HBM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본딩’ 전문가를 뽑기로 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현재 HBM 공정에서 D램을 쌓고 붙일 때 활용하는 범프(단자)를 없애고, 칩과 칩을 직접 연결하는 방식이다. D램을 16개 이상 쌓아 HBM을 만드는 16단 이상 제품 생산 때 필수 기술로 꼽힌다. HBM 두께를 줄일 수 있고 발열도 낮추는 장점이 있다.
시스템LSI사업부, SAIT(옛 종합기술원), CSS(화합물반도체솔루션즈)사업팀은 경력직을 뽑지 않는다. 파운드리사업부는 S램 설계·개발 등 2개 직무만 채용해 규모를 크게 줄였다. 올 상반기 실적이 부진한 여파로 분석된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