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저주의 경계…M발레단 창작발레 '구미호'

입력 2025-08-12 17:46
수정 2025-08-13 00:26
한국적 소재의 창작 발레를 꾸준히 발표하고 있는 M발레단이 오는 23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소월아트홀에서 새로운 작품 ‘구미호’를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M발레단이 5년 만에 소개하는 신작이다. M발레단은 2015년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다룬 전막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을 발표했고, 2020년에는 5·18민주화운동을 주제로 한 ‘오월바람’을 창작했다.

특히 ‘구미호’는 M발레단이 차세대 대표 레퍼토리로 발전시키고자 준비한 대형 창작물로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이후 또 한 번 창작 발레의 힘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양영은 M발레단장은 “인간과 짐승의 경계, 사랑과 저주의 경계를 넘나드는 서사를 구성했다”며 “클래식 발레의 문법에 한국 전설을 결합한 새 판타지 발레”라고 설명했다.

‘구미호’는 한국 전설 속 존재 가운데 하나인 꼬리가 아홉 개 달린 여우를 남자 주인공 ‘수호’로 내세웠다. 수호는 동쪽 산과 마을을 다스리며 작품 전체를 이끄는 역할을 한다. 수호는 전 국립발레단 무용수로 활동한 김희현이 맡는다. 수호의 동생 ‘애호’는 발레리노 정용재가 맡았다. 애호 역시 구미호로 인간 여자 소화와 사랑에 빠진다.

양 단장에 따르면 대중적으로 알려진 구미호의 사람 간을 빼먹는 교활한 이미지는 일제강점기에 굳어진 것이다. 그는 “구미호에 대한 편견을 걷어내고 우리 설화 속의 친숙한 본래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한국적인 소재를 차용했지만 클래식 발레 테크닉을 활용했다. 구미호 애호와 인간 소녀 소화가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에서 펼쳐지는 2인무는 금기를 넘어선 비극적인 사랑의 정수를 담고 있으며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이라는 게 M발레단의 설명이다. 아울러 여우들의 산을 표현하는 군무 장면 역시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기품을 자랑할 예정이다. 음악은 이번 작품을 위해 작곡가 나실인이 전 곡을 지었다. 작곡가가 지휘하는 라이브 연주가 이번 공연의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될 예정이다. 공연은 8월 23일 2회(오후 2시, 5시) 열린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