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시장 열리는 바이오시밀러…삼성바이오에피스 - 셀트리온 미국·유럽서 선두경쟁

입력 2025-08-12 16:27
수정 2025-08-12 16:28
후속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이 100조원 이상으로 커질 전망이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대표 바이오시밀러 개발회사는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산업은 최근 10여년 간, 블록버스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 휴미라, 스텔라라 등의 특허 만료로 대규모 시장이 형성됐다.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23년 약 31조 원에서 2030년까지 약 108조 원으로 세 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후속 블록버스터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 만료가 이러한 배경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매출 약 44조 원을 기록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는 2028년부터 미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핵심 특허가 순차적으로 만료될 예정이다. 또한 지난해 글로벌 매출 약 21조 원을 기록한 아토피·천식치료제 듀피젠트 역시 2030년 전후로 주요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다. 이 제품만 합쳐도 연간 65조 원 이상 규모의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새롭게 열리게 되는 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항체의약품 바이오시밀러 총 14종을 개발해 현재 미국에서 각각 10개, 유럽에서 각각 11개 제품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두 회사 모두 품목허가 건수로는 세계 선두권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의 성과가 기대된다. 상반기 출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피즈치바(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희귀 혈액질환 치료제 에피스클리(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의 매출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업계 최초로 미국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중 2곳과 자체 상표(프라이빗 라벨) 방식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전체 처방의 57%를 차지하는 1·2위 PBM(익스프레스스크립츠, CVS케어마크)을 통한 공급망을 확보해 10조원 규모인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매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다.

셀트리온 역시 유럽 시장에서는 일찍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램시마(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최근에는 또 다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유플라이마(휴미라 바이오시밀러)도 1위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항암제인 허쥬마(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일본에서 74%, 유럽에서 22%의 점유율로 현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램시마 피하주사(SC) 제형 역시 유럽 주요 5개국 점유율이 2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적인 고령화 가속, 난치성·만성질환 치료 수요 증가로 인한 고가의 바이오의약품 처방 급증은 각국 의료 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바이오시밀러가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대비 평균 30~50% 낮은 가격에 공급되기 때문이다.

각국의 정책적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은 적극적인 바이오시밀러 처방 가이드라인을 운용 중이다. 캐나다 보건부는 바이오시밀러 업체가 임상 3상 시험을 통해 제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하는 것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개정안을 내기도 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오는 10월부터 적용되는 전문의약품에 대한 2026년도 허가심사 수수료는 인상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바이오시밀러 허가심사 수수료는 18.4% 인하하기로 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