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로 오르면서 역주행하고 있다. 오는 9월 예금자보호한도 상향 조정(1억원)을 앞두고 저축은행들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금리 경쟁에 나선 결과다.
1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2개월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00%로 집계됐다. 석 달 새 기준금리가 연 2.75%에서 연 2.50%로 낮아졌지만 저축은행 예금 금리는 같은 기간 되레 0.04%포인트 올랐다. 시중은행과의 금리 격차도 1%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는 연 2.05%까지 떨어진 상태다.
금리 인하기에 저축은행 예금 금리가 역주행하는 것은 저축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곳간을 채우고 있어서다. 국내 저축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작년 하반기부터 쪼그라드는 추세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 전체 수신 잔액은 작년 말 102조2204억원에서 올해 들어 98조5315억원(5월 말 기준)까지 줄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높아진 연체율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면서 소극적인 영업을 펼친 탓이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저축은행 연체율이 안정권에 진입하면서 저축은행별로 줄어든 수신 규모를 다시 키우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에스앤티, JT, 친애, BNK저축은행 등은 현재 연 3.26%짜리 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저축은행과 함께 2금융권에 속한 신협과 새마을금고의 최고 금리(연 3.12%)를 웃도는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9월 예금자보호한도가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 조정되는 만큼 이에 앞서 저축은행들이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 신협, 저축은행 등 전체 비은행 금융회사의 수신 잔액은 작년 말 3706조9296억원에서 3964조358억원(5월 말 기준)으로 급증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