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구속 기로…홍준표 "천박한 정치의식, 예측 가능했다"

입력 2025-08-12 09:25
수정 2025-08-12 09:26

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 가운데,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 나라가 어떻게 될 것인지 예측이 가능했었다"고 말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가 오늘 시작되는 것을 보면서 2021년 10월 대선 경선 때 폭로된 김 여사와 서울의 소리 기자와의 통화 내용이 떠올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시 공개된 통화에서 김 여사가 "양쪽 줄을 서 그냥. 어디가 될지 모르잖아. 그러니까 양다리를 걸쳐 그냥. 그거밖에 더 있어? 그래야지 뭐. 거기 한편만 들 필요 없잖아. 혹시 뭐 세상이 어떻게 바뀔 줄 알아. 사실 권력이라는 게 무섭거든"이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또 "남편이 대통령이 되면 동생(기자)이 제일 득을 본다"며 "명수(기자)가 하는 만큼 줘야지. 잘하면 1억 원도 줄 수 있지"라고 말하기도 하고,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비롯한 여권의 '미투' 사건 관련해선 "돈을 안 챙겨주니까 터지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홍 전 시장은 "정치를 우습게 여기고 국민들을 우매하게 본 천박한 정치의식"이라며 "천공, 건진 법사, 손바닥 왕(王)자 등 무속이 횡행한 것을 보면 이미 그때 향후 윤 정권이 들어서면 나라가 어떻게 될 것인지 예측이 가능했었는데, 그게 모두 묵살되고 경선과 본선이 진행된 것은 지금 와서 생각하면 참 유감이 아닐 수 없다"고 개탄했다.

이어 "한덕수를 내세운 지난 사기 경선이나 아무런 준비 없이 뜬금없이 나온 김문수 후보나, 여러 가지 사건으로 기소된 사람이 대통령이 된 거나 모두 모두 비정상적인 정치로 점철된 대한민국이 되어 버렸다"며 "참 덥고 더운 여름날"이라고 탄식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10분 김 여사의 영장실질심사를 연다.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팀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김 여사는 2009∼2012년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돈을 대는 '전주'(錢主)로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2022년 재·보궐선거와 작년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혐의, 2022년 4∼8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을 부정하게 청탁받은 혐의도 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