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오는 22일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 씨(본명 전유관·사진)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 8일 전씨가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장을 찾아 찬탄(탄핵 찬성)파 후보들에게 “배신자” 구호를 외치는 등 소란을 일으키면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즉각 전씨 징계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지만 당 일각에선 “전당대회에서 전씨가 모든 아젠다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11일 회의를 열어 전씨 행보를 둘러싼 논란을 불식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특정 인사가 불필요한 갈등과 논란을 유발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또 전씨 등 대의원 자격이 없는 인사의 전당대회장 출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당 지도부의 이 같은 조치를 두고 찬탄파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전씨 출당 및 제명을 요구했지만 반탄(탄핵 반대)파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일부 인사에게만 경고 조처를 내린 건 미흡한 조치”라며 전씨 감싸기에 나섰다. 안 후보는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미꾸라지 한 마리가 사방팔방을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지만 김 후보는 “내부 인사를 주적으로 삼아 총구를 겨눠서야 되겠느냐”고 했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