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중국 시장에 ‘밀리언셀러’(누적 판매 100만 대) 차종인 팰리세이드와 현지 맞춤형 전기차인 일렉시오(사진)를 연이어 출시한다. 비야디(BYD) 등 토종 메이커에 밀려 부진했던 중국 판매량이 올 들어 회복세로 돌아선 만큼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를 앞세워 판매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중국법인(HMGC)은 지난 4일 중국에 대형 SUV 팰리세이드를 공식 출시했다. 올 1월 국내에 출시된 2세대 모델이다. 현대차가 개발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내연기관과 모터를 합산한 최고 출력(334마력)이 이전 세대(최고 295마력)보다 39마력 높아졌다. 1회 주유로 갈 수 있는 거리가 1000㎞에 달할 정도로 경제성도 확보했다. 한국 울산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중국에 수출하는 방식으로 판매한다.
팰리세이드는 지난 6월 누적 판매량 100만5772대를 기록해 밀리언셀러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2018년 11월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6년8개월 만이다. 전체 판매량의 절반이 넘는 약 54만 대가 SUV 본고장인 미국에서 판매됐다. 현대차는 SUV 경쟁이 치열한 북미 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받은 팰리세이드를 앞세워 중국 대형 SUV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다음달에는 전기 SUV 일렉시오를 선보인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BHMC)가 개발 단계부터 참여한 첫 중국 특화 전기차다. 중국 BYD 배터리를 장착하고, 중국에서 부를 상징하는 숫자 ‘8’을 램프 디자인에 적용하는 등 현지 취향을 반영했다. 베이징현대는 내년 상반기 두 번째 중국 전용 전기차(세단형)를 내놓는 등 2027년까지 중국 맞춤형 전기차 6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한때 중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외국계 완성차 회사로 꼽혔다. 2002년 중국에 진출한 현대차는 2016년 연간 판매량이 100만 대를 넘었지만, 지난해 16만9765대까지 떨어졌다. 현대차는 중국의 자동차 수출로를 활용해 베이징현대를 수출 기지로 전환하고 있다. 올 들어 7월까지 판매량이 11만1936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3% 증가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일렉시오 성공 여부가 현대차의 중국 시장 재건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