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빙선 구입 허용법 통과…유빙 견딜 내빙선도 배치"

입력 2025-08-10 18:25
수정 2025-08-11 01:01
“쇄빙선은 많을수록 좋습니다. 적어도 15년 전에 샀어야 했는데, 이제라도 쇄빙선 구입을 추진하니 다행입니다.”

마이크 던리비 미국 알래스카 주지사는 지난달 29일 “최근 의회에서 알래스카에 쇄빙선 구입을 허용하는 법안이 통과됐다”고 소개하며 “현재 최소 서너 척의 대형 쇄빙선, 여러 척의 소형 쇄빙선, 그리고 얼음을 견딜 수 있는 내빙선 여러 척을 알래스카에 배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쇄빙선은 얼음 위를 타고 올라가 깨뜨리고, 내빙선은 깨진 얼음을 따라 항해한다. 그는 “미국에는 오대호 외에 실제 쇄빙선이라 할 만한 것이 두 척밖에 없다”고 전하며 “겨울마다 얼음이 남쪽으로 내려오기 때문에 우리는 여러 곳에서 쇄빙선을 운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첫 쇄빙선은 (캐나다와 가까운) 주노에 배치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북극 지역은 ‘광물자원의 보고’로 불린다. 기후변화로 과거보다 접근성이 좋아지고, 공급망 확보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이 지역을 개발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 쇄빙선 등 특수선은 이런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그는 “캐나다 그린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과 북극 지역의 협력을 다지는 데도 특수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보 목적의 특수선 수요도 있다. 그는 “알래스카의 해안선이 미국 본토 전체 해안선보다 더 길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을 언급하면서 “이 지역을 순찰할 때도 쇄빙선의 역량이 필요하다”며 “워싱턴DC에서도 이런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던리비 주지사는 러시아와 중국이 북극 지역에 더욱 관심을 높이는 배경 중 하나로 북한의 태도 변화를 거론했다. 그는 “예전에는 북한이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했으나 지금은 3국 사이에 더 끈끈한 협력 관계가 생겨나고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는 무역, 송유관, 철도, 시베리아 투자 등에서 협력하면서 북극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앵커리지=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