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 주재료인 메밀의 가격이 떨어지는데도 시중 음식점에서 파는 냉면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
10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서울 지역의 냉면 한 그릇 평균 가격은 1만2269원이었다. 작년 6월(1만1923원)보다 2.9% 올랐다. 짜장면(2.6%), 삼겹살(1.8%) 등에 비해서도 상승폭이 컸다. 서울의 냉면 평균 가격은 2022년 1만289원으로 처음 1만원을 넘어선 뒤 2023년 1만1064원, 지난해 1만1776원으로 매년 상승했다.
올해 들어 서울 시내 유명 냉면집도 줄줄이 냉면값을 인상했다. 서울 염리동 냉면집 ‘을밀대’는 지난 3월부터 평양물냉면 가격을 기존 1만5000원에서 1000원 올려 1만6000원을 받고 있다. 2023년 물냉면 가격을 2000원 올린 지 2년 만에 다시 가격을 올렸다. 서울 필동에 있는 ‘필동면옥’도 올해 초 1만4000원이던 물냉면 가격을 1만5000원으로 인상했다. 서울 냉면집에서 4인 가족이 물냉면 한 그릇씩에 수육 하나만 먹어도 10만원에 육박하게 됐다.
반면 냉면에 들어가는 주재료인 메밀 가격은 떨어지는 추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운영하는 농산물유통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메밀의 중·도매 가격은 ㎏당 3265원으로 1년 전보다 6% 내렸다. 평년과 비교해도 20% 낮다. 냉면집들은 냉면 가격 인상에 대해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 증가에 더해 돼지고기와 냉면에 들어가는 각종 양념 등 부재료 비용까지 올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시중 음식점 냉면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의 간편식 냉면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풀무원은 냉면, 막국수 등 ‘여름 면’ 판매량이 최근 3년간 연평균 12.9% 증가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