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사령관 "숫자 아닌 역량 중요…전작권 서두르면 안 돼"

입력 2025-08-10 17:19
수정 2025-08-10 17:20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이 "주한미군 내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라 역량"이라고 말해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이 재차 거론되고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8일 경기도 평택 소재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국방부 출입기자단 대상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략적 유연성'을 강조한 브런슨 사령관은 브런슨 사령관은 "5세대 전투기 1대가 4세대 전투기 2대를 대체할 수도 있다. 숫자가 중요한지 능력이 중요한지는 이런 방식으로도 접근할 수 있다. 새로운 능력을 들여와서 작전 환경을 어떻게 조성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작전·전술 관련 논의에선 숫자를 논할 수 있다"면서도 "전략적 논의에서는 연합 기능으로 운용될 수 있는 능력과, 진화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짚었다.

다만 브런슨 사령관은 올해 상반기에 중동으로 순환배치된 주한미군의 패트리어트 포대를 예로 들며 "이 포대는 반드시 한반도로 돌아올 것이며, 복귀할 때는 개량된 최신의 장비를 갖추고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동맹 현대화' 필요성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75년 전 한국은 지금과 매우 다르고 세계 균형 자체가 많이 바뀌었다"면서 "현재 동북아 지역은 과거와 매우 다르다. 북쪽에는 핵으로 무장한 적이 있고, 러시아가 점점 북한에 개입·관여하고 있고, 중국 역시 인도·태평양 지역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군이 양안 문제에 개입하게 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이 대만에 가면 한국도 같이 간다는 식으로 기정사실로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또 "한미동맹에서 적을 특정해 명명하진 않지만, 우리는 북한을 '배 바로 옆에 있는 악어'처럼 가장 근접한 위협으로 본다"고 전했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대해서는 "전작권 전환을 빠르게 앞당기기 위해서 지름길을 택한다면 한반도 전력의 준비 태세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면서 "전작권 전환은 언제나 '조건이 충족됐을 때'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이뤄지길 희망해왔다. 진행 중에 조건을 바꾸는 것은 위험하다. 애초에 조건을 그렇게 설정한 이유가 있으며 그것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