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우려만 있어도…근로자가 '작업중지'

입력 2025-08-08 18:03
수정 2025-08-09 01:01
앞으로 근로자가 산업 현장에서 급박한 위험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면 스스로 작업을 중단할 수 있게 된다. 근로자의 ‘작업중지권’을 보장하지 않는 기업은 형사 처벌하는 조항도 신설될 전망이다.

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와 국정기획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일하는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안전한 나라’ 실천 과제를 최근 대통령실에 보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잇따른 근로자 사망사고에 대해 “일터의 죽음을 멈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엄중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정부는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해 ‘급박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사업주에게 작업 중지 및 시정 조치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을 신설하기로 했다. 같은 법 52조에 명시된 근로자의 작업중지권 행사 요건도 현재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서 ‘급박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로 완화하기로 했다. 노동자가 정당하게 작업중지권을 행사했는데도 부당 해고, 징계 등 불리한 처우를 받은 경우 사용자를 형사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하고 법적 구제 절차도 명확히 하기로 했다.

경영계는 작업중지권의 과도한 확대가 생산 차질과 납기 지연, 비용 부담 증가 등 현장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제조업과 건설업 특성상 ‘위험성’ 판단이 주관적인 데다 작업중지권이 노조의 쟁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산업재해 보상 체계도 대폭 손질할 계획이다. 산재보험 신청 후 90일을 넘기면 재해 조사 결과와 관계없이 요양·휴업급여를 먼저 지급하는 ‘선(先)보장’ 제도를 2027년 상반기부터 시행한다. 업무상 질병 처리 기간도 지난해 227.7일에서 2027년까지 120일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2027년부터는 자영업자와 프리랜서도 단계적으로 산재보험 가입을 의무화한다.

곽용희/정영효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