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의 여파로 롤렉스, 오메가 등 스위스 명품 시계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스위스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31%에서 39%로 상향 조정하자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에 중고 제품 가격도 뛰고 있다.
8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롤렉스는 올해 인기 모델 판매가를 두 차례 인상했다. 롤렉스 서브마리너 라인의 최저가 모델인 논데이트는 올 1월 국내 판매가가 1373만원이었는데, 현재 1470만원이다. 리셀 시장에서 인기 있는 데이토나 라인의 화이트 골드 모델은 같은 기간 7478만원에서 8001만원으로, 최상급 플래티넘 모델은 1억1143만원에서 1억2231만원으로 올랐다. 또 다른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오메가의 인기 모델 ‘스피드마스터 문워치 프로페셔널 스틸 42㎜’는 900만원대에서 지난달 1000만원을 돌파했다.
명품 시계 브랜드가 일제히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미국 관세 폭탄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미국 정부는 지난 4월 스위스에 31% 상호관세를 예고했다. 미국은 스위스 시계 수출의 15~20%를 차지하는 주요 국가다. 미국이 고관세를 부과하면 이들 브랜드는 수익성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명품업체들이 선제적 가격 인상에 나섰지만, 지난 7일 이보다 높은 ‘39% 관세’가 부과되자 추가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리셀 시장에서도 미착용 신품, 중고 상품 가릴 것 없이 가격이 오르고 있다. 명품 시계 거래업체 바이버에 따르면 현재 롤렉스 논데이트 미착용 모델은 1870만원으로 한 달 전(1750만원)보다 120만원 비싸졌다. 중고 상품도 1500만원에서 1550만원으로 뛰었다. 바이버 관계자는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사겠다는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달 중고 상품 구매 건수가 51% 늘었다”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