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7일 김 여사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윤 전 대통령의 완강한 저항으로 또다시 불발됐다.
오정희 특검보는 이날 서울 청진동 특검 사무실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어 “오후 1시21분 김 여사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전날 김 여사를 소환해 오전 10시23분부터 오후 5시46분까지 7시간 넘게 고강도 조사를 한 지 하루 만이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는 않았으나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고, 증거인멸 우려도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특검보는 “구속영장 청구 필요성이 있고, 법이 정한 요건이 모두 충족된다”고 설명했다.
특검이 적용한 김 여사의 혐의는 자본시장법 위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정치자금법 위반(명태균 공천 개입),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건진법사 뇌물 청탁) 등 세 가지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양평고속도로 특혜 등 의혹은 신병을 확보한 뒤 추가 조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김 여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2일 오전 10시10분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특검팀은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이날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1차 집행 때와 마찬가지로 윤 전 대통령이 저항해 무산됐다. 윤 전 대통령 대리인단에 따르면 특검팀은 서울구치소 출정과장 방에 윤 전 대통령을 불러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거부하자 특검팀이 변호인에게 “강제집행을 위해 나가달라”고 했고, 교도관들이 윤 전 대통령의 팔다리를 붙잡고 들어서 차량에 탑승시키려고 했다는 주장이다.
대리인단은 “윤 전 대통령이 의자 다리에 허리를 부딪치기도 했고, 팔을 너무 세게 잡아당겨 ‘팔이 빠질 것 같다. 제발 좀 놔달라’고 해서 겨우 벗어났다”고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후 이뤄진 변호인단 접견에서 허리와 팔 통증을 호소했고, 교도관에게 진료를 요청해 오전 11시께 의무실로 향했다.
특검은 적법한 집행이었다고 강조했다. 오 특검보는 “체포영장은 서울구치소 교정시설 기동순찰팀(CRPT) 요원을 포함한 교도관 10여 명이 집행했고 최소한의 물리력을 사용했다”고 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