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바람 타고 해외진출 속도내는 'K급식'

입력 2025-08-07 17:51
수정 2025-08-08 00:48
국내 단체급식업체들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에 진출한 한국 기업뿐 아니라 현지 로컬 기업, 글로벌 기업으로 고객사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내수에 갇혀 있던 급식업체들이 K푸드 확산 속에 수출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장 산업으로 변모한 K급식
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급식 3사(삼성웰스토리·현대그린푸드·아워홈)의 해외 매출 합계는 올해 처음으로 7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2021년 5000억원대 초반에서 4년 만에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해외 사업장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20년 3개 회사의 해외 급식 사업장은 253곳이었지만 지난해 말에는 313곳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엔 320개를 넘어섰다. 하반기에도 사업장 확대가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웰스토리가 해외 사업장 수와 매출 규모 측면에서 앞서고 있다. 삼성웰스토리의 해외 사업 매출은 지난해 3220억원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130개이던 사업장이 올해 상반기 140개로 늘었다. 삼성웰스토리는 해외 매출 비중을 현재 10%에서 2033년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그린푸드 성장세도 가파르다. 2021년 538억원이던 해외 매출이 지난해 1308억원으로 3년 새 두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현대그린푸드는 7개국에서 80개 사업장을 운영 중이다. 아워홈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2356억원이었다.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2% 늘었다. ◇“떡볶이 기다리는 외국인 근로자”급식업체들은 초기 계열사의 해외 공장에 급식을 제공하는 형태로 해외에 진출했다. 삼성웰스토리는 삼성 베트남 공장, 현대그린푸드는 현대 미국 공장에 함께 나갔다. 계열사와 한국 기업의 해외 사업장이 1차 고객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최근 고객사군이 바뀌고 있다. 한국 기업뿐 아니라 로컬 기업과 글로벌 기업에서 러브콜이 이어져서다. K급식업체들의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과 K푸드 인기가 시너지를 발휘한 결과다.

이런 흐름을 반영해 현대그린푸드 사우디아라비아 지사는 최근 현지 전문가를 추가로 채용했다. 로컬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중국 법인은 기존보다 인력을 20% 늘려 고객사 발굴에 적극 나섰다.

삼성웰스토리는 이미 삼성 계열사가 아닌 해외 고객사 비중이 80%에 달한다. 베트남에서는 세계 최대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 홍콩 크리스탈인터내셔널의 자회사 리젠트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중국에서도 미쉐린, 이노라이트 등 글로벌 기업에 급식을 제공한다. 지난해 진출한 헝가리를 중심으로 유럽 시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아워홈은 베트남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FPT그룹 계열사와 대형 사립학교에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고객사 가운데 한국 기업이 아닌 로컬 기업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한식과 한식 퓨전 메뉴의 인기가 높아 중국과 베트남에서는 고정 한식 메뉴를 운영하는 사업장이 각각 70%, 46%에 이른다. 아워홈 관계자는 “떡볶이, 만두 등을 내놓는 ‘K푸드 데이’는 현지 근로자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라고 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