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미국의 인공지능(AI) 방산기업 안두릴 인터스트리와 손잡고 함정 개발에 나선다. AI 함정 기술을 함께 개발해 한미 양국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HD현대는 안두릴과 경기도 성남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함정 개발 협력을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앞서 HD현대와 안두릴은 지난 4월 함정 개발 협력을위한 업무협약(MOU)를 맺었는데 이번 MOA는 협력 내용을 더 구체화한 협약이다. 양사는 이번 MOA를 통해 HD현대는 AI 함정 자율화 기술 및 함정 설계·기술을 제공하고 안두릴은 자율 임무 수행 체계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했다. 자율 임무 수행 체계 솔루션은 무인함정, 드론, 로봇 등 다양한 무인 방산 장비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해 사람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작전 임무를 수행하게 하는 소프트웨어다.
구체적으로 한국 시장에서는 HD현대가 개발 중인 무인수상정에 안두릴의 자율 임무 수행 체계 솔루션이 탑재될 예정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안두릴이 주도해 개발한 유·무인 함정에 대해 HD현대가 설계, 건조를 담당하고 AI 함정 자율화 기술을 공급하기로 했다.
또 양 사는 한국과 미국 시장에서 선보일 무인수상정(USV)의 시제품 공동 개발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USV 시제품은 한국 시장에서 2027년께 먼저 출시될 계획이다. HD현대는 이번 MOA로 미래 상용화될 AI 무인 특수선 사업에서 함께할 파트너인 안두릴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게 됐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연장선으로서 미국 기업들과의 협업도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HD현대는 지난 6월 미국 조선 그룹사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사와 미국 상선 건조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지난 4월에는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 방산 분야 핵심 기자재 업체인 ‘페어뱅크스 모스 디펜스’와 각각 MOU를 맺는 등 미국과의 조선 해양 분야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주원호 HD현대 특수선사업대표는 “무인함정은 미래 해전의 핵심이자 필수요소”라며 “최고 수준의 자율 임무 수행 체계 기술을 갖춘 안두릴과의 협력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무인 함정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팔머 럭키 안두릴 공동설립자는 “미 군함 시장 진출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HD현대의 함정 설계, 건조에 관한 기술 협력을 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