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정서와 냉소적인 톤, 극도로 통제된 연기로 대표되는 독특한 영화 운동인 ‘그리스의 이상한 물결’은 2010년대 영화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 중심에 있는 영화인을 꼽으라면 언제나 영화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52·사진)가 거론된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태어난 란티모스는 영화학교를 졸업하고 방송용 상업광고, 뮤직비디오, 실험적인 연극과 무용 등 다양한 장르에서 경험을 쌓았다. 다양한 영상을 연출한 경험은 란티모스만의 스타일을 만들었다. 정제되고 차가운 대사, 비현실적 설정과 우화적 상징, 독특한 장면 구성 등 낯선 미장센에 영미권 영화시장에서 러브콜이 쏟아졌다. 여덟 번째 장편 ‘가여운 것들’(2023)은 배우 에마 스톤의 연기력이 더해지며 베니스 국제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한국 영화와도 인연이 깊다. 유명 영화감독 아리 애스터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제작자로 참여한 ‘부고니아’를 연출했다. 2003년 개봉한 한국 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리메이크한 한·미 합작 영화다. 다음달 열리는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