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베트남의 삼성' 지분 다 팔았다…1조원 이상 현금 확보

입력 2025-08-06 15:05
수정 2025-08-06 15:07

SK그룹이 베트남 최대 기업 빈그룹의 지분을 전량 매각해 1조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했다. 그룹 전반의 리밸런싱을 진행하고 있는 SK그룹은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마련한 현금을 주력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은 베트남 현지 투자법인인 'SK 인베스트먼트 비나 Ⅱ'를 통해 보유한 빈그룹 지분 6.05%의 매각을 완료했다고 6일 밝혔다. 빈그룹은 부동산, 호텔, 유통, 엔터테인먼트, 의료, 자동차 등 베트남 내 거의 모든 사업 분야에 진출해 있는 최대 대기업이다. 한국에서는 빈펄 리조트나 전기차 빈패스트로 알려져 있다. SK 인베스트먼트 비나 Ⅱ에는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이 참여해있다.

SK그룹은 2019년 베트남 및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해 지주회사인 빈그룹의 지분 6.1%를 10억달러(당시 약 1조1000억원에)에 매입했다. 다만 그룹의 자금난으로 올해 초부터 단계적인 지분 매각을 진행했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올해 1월 약 22%를 처분했고 이후 지속적으로 잔여 지분을 매각했다. 지분가치 상승과 베트남 동화 가치 평가절상으로 SK그룹은 2000억원 가량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SK그룹은 지난해 11월 베트남 2위 기업인 마산그룹의 지분도 시장에 매각했다. 당시 지분 5.05%를 약 2억달러(약 2775억원)에 매각했다.

SK는 베트남 기업들의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을 인공지능(AI)·반도체·배터리 등 핵심 미래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시장에선 SK그룹이 최근 SK온의 재무건전성을 위해 SK엔무브와 합병 작업을 했던만큼 배터리분야에 자금이 집중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각은 리밸런싱 전략의 연장선"이라면서 "주식 보유와는 별개로 빈그룹과는 미래 성장 분야에서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