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알, ‘K-뷰티’ 대장주 등극…아모레 제치고 '시총 1위'

입력 2025-08-06 10:51
수정 2025-08-06 18:02

K뷰티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1년 6개월차인 에이피알이 6일 상장 19년차 아모레퍼시픽의 시가총액을 제치며 '시총 1위'로 올라섰다. 지난 6월엔 25년차 LG생활건강의 시총을 추월하면서 기존 K뷰티 ‘빅2’를 모두 앞질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에이피알의 주가는 21만7000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시총은 8조1795억원으로 기존 1위였던 아모레퍼시픽(7조5163억원)을 처음으로 제치고 업계 시총 1위에 등극했다. LG생활건강의 시총은 4조6308억원으로 지난 6월보다 약 2조원 감소했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2월 27일 코스피에 상장했다. 공모가 기준 시총은 1조8960억원이었으나, 상장 1년 6개월 만에 시총이 8조1795억원으로 약 4.3배 불어나는 등 가파르게 성장했다. 에이피알의 몸값이 꾸준히 오르는 사이 아모레퍼시픽의 시총은 7조원대에 갇히면서 결국 에이피알에 왕좌를 내줬다.

에이피알 주가 상승은 가파른 실적 성장세가 뒷받침했다. 이날 에이피알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327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46억원으로, 전년 대비 202% 늘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라고 했다.

뷰티 디바이스와 기초 화장품의 '투트랙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이피알은 뷰티 디바이스 '메디큐브 에이지알(AGR)'과 '메디큐브' 화장품 등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 에이지알은 미세전류를 통해 피부 탄력을 높이고 화장품 흡수를 도와주는 기기로, 평균 가격대가 20만~30만원에 달한다. 단가가 높은 만큼 객단가도 올라간다.

뷰티 디바이스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메디큐브의 기초 라인까지 함께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연어 PDRN(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 성분을 앞세운 '핑크라인' 기초 제품도 글로벌 히트를 치고 있다. 지난달 진행된 아마존 프라임데이에선 뷰티 전체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최근 글로벌 홈뷰티 시장이 확대되면서 해외에서 '에이지알'의 수요도 커지고 있는 것도 기회다. 에이피알은 이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연간 매출 1조원 돌파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이소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