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유심(USIM) 해킹 사태 여파로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심 해킹 사태 여파로 일회성 비용이 증가했지만 인공지능(AI) 사업이 2분기 실적을 견인해 관련 비용을 상쇄했다.
SK텔레콤은 6일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338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1% 감소한 것이다. 매출은 4조33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6.2% 감소해 896억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2분기에는 고객 유심 교체와 대리점 손실보상 등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5일 집계한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영업이익 3881억원, 매출 4조3949억원이었다.
AI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해 2분기 실적을 이끈 결과로 풀이된다. AI DC 사업은 가동률 상승에 따라 같은 기간 13.3% 증가한 108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AIX 매출은 기업간거래(B2B) 솔루션 판매 확대에 힘입어 15.3% 늘어난 468억원을 기록했다.
AI 에이전트 서비스 '에이닷'은 지난달 말 기준 누적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다. 최근 출시한 '에이닷 노트'와 '브리핑' 베타 서비스도 1개월 만에 누적 사용자 80만명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지난 6월 아마존웹서비스(AWS), SK그룹 멤버사들과 함께 국내 최대 규모의 하이퍼스케일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울산 AI DC는 SK그룹 전반의 역량을 기반으로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의 핵심 거점이 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울산 AI DC에 이어 서울 구로 DC가 가동되는 시점에 총 300MW 이상의 데이터센터 용량을 확보하게 된다. SK텔레콤은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에 따라 2030년 이후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사이버 침해 사고 이후 고객 보호와 정보보호 강화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정보보호에 5년간 7000억원을 규모를 투자하며 제로 트러스트 기반의 글로벌 최고 수준 정보보호 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목표로 뒀다.
SK텔레콤은 유심 해킹 사고 이후 고객신뢰위원회를 운영하고 그룹 정보보호혁신특별위원회의 자문과 권고를 반영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본업인 통신 부문을 재정비하고 '돈 버는 AI'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사이버 침해 사고를 냉정하고 되돌아보고 철저하게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다시 시작하는 SK텔레콤의 변화와 도약에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