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스페인 최대 소비자 간 거래(C2C) 업체인 왈라팝을 인수하며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고 5일 발표했다. 3억7700만유로(약 6045억원)를 투입해 왈라팝 지분 약 70.5%를 추가 매입, 총 100%를 확보했다. ‘스페인의 당근마켓’ 격인 왈라팝은 1900만 명이 넘는 월간활성이용자(MAU)를 보유하고 있다. 생활용품, 전자기기, 자동차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는 개인 간 거래를 지원한다.
왈라팝은 창업 이후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남유럽 시장으로 사업 무대를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는 왈라팝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 2021년 1억1500만유로(약 1550억원), 2023년에는 7500만유로(약 1000억원)를 투자해 29.5% 지분을 확보했다. 양사는 협업 강화와 시너지 창출을 위해 더욱 강력한 연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네이버가 왈라팝 경영권까지 인수하는 것에 합의했다.
그간 네이버는 전 프랑스 디지털경제부 장관인 플뢰르 펠르랭 대표가 설립한 투자사 코렐리아캐피탈의 펀드에 출연하는 등 간접 투자 방식으로 유럽 사업을 전개해왔다. 이번 인수 이후 왈라팝에 네이버 검색·광고·결제·인공지능(AI) 기술과 사업 노하우를 적용해 유럽 시장에서 더 본격적으로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C2C는 데이터의 다양성이 경쟁력이 되는 AI 생태계에서 중요도가 높다”며 “C2C 영역에서 데이터를 AI 기술과 접목해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이번 인수로 포시마크, 크림, 소다 등 북미, 한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C2C 사업을 유럽까지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10여 년 동안 유럽 시장에 투자를 진행하며 본격적 파트너십을 가져갈 대상을 물색해왔다”며 “네이버는 왈라팝의 성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