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기업 절반 이상이 미국과 관세전쟁을 벌이는 중국에 해외 법인을 두고 있다. 미국이 고율 관세를 매긴 베트남과 인도에도 생산기지가 많아 대미 수출이 늘고 있는 중견기업의 공급망 재편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의 ‘2023년 중견기업 기본통계 결과’에 따르면 국내 중견기업 5868개 중 해외 법인을 둔 기업 비율은 46.3%였다. 제조업체의 해외 법인 보유 비중은 48.8%로 더 높았다. 기업당 평균 3.2개의 현지 법인을 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 법인을 보유한 중견기업 비중이 51.2%로 가장 많았다. 미국이 36.3%로 뒤를 이었고, 베트남(33.7%), 인도(13.2%) 순이었다.
중견기업의 수출국 기준으로도 중국이 48.2%로 1위였다. 미국(42.2%)과 일본(29.9%) 비중도 높고 베트남(25.2%)과 인도(12.9%)가 뒤를 이었다. 대부분 글로벌 기업처럼 중국과 아시아 국가에서 생산해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수출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관세전쟁으로 이런 공급망이 위협받고 있다. 아직 최종 타결되지 않았지만 미국의 대중 관세율은 30% 안팎으로 전망된다. 상호관세 발효일인 7일을 앞두고 막판 협상 중인 인도 역시 25% 이상의 고율 관세가 예상된다. 관세 협상이 끝난 베트남은 20% 관세율이 확정됐다. 한국 기업들이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대거 진출한 멕시코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태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