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로봇 투자유치 톱10…美 6곳, 中 2곳, 한국은 '0' [긱스]

입력 2025-08-05 17:45
수정 2025-08-06 01:35
올해 대규모 투자를 받은 로봇 스타트업 대부분이 미국과 중국 기업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중 로봇 기업이 수천억원 규모의 벤처투자금을 연달아 확보하는 것과 달리 한국 스타트업은 수십~수백억원 투자 유치에 그쳐 규모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피지컬 인공지능(AI) 개발 기업 테파로보틱스가 최근 20억원 규모의 프리A 투자를 유치했다. 테파로보틱스는 자체적으로 수집한 80만 회분의 현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오픈소스 로보틱스파운데이션모델(RFM)을 파인튜닝해 산업용 로봇에 적용하는 데 특화했다. 이번 투자를 이끈 전아람 퓨처플레이 수석심사역은 “독자적 데이터 생성 파이프라인을 바탕으로 실제 양산 환경에서 피지컬 AI를 작동시키는 드문 팀”이라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토종 휴머노이드 스타트업인 에이로봇도 지난달 10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에이로봇은 이족 보행 휴머노이드 ‘앨리스’와 웰컴 로봇 ‘에이미’ 등의 제품군을 갖춘 기업이다. RFM 개발 스타트업 리얼월드도 올해 초 210억원의 시드 투자를 받았다. 국내 벤처투자 역사상 시드 라운드 최대 투자액이다. 벤처캐피털(VC) 관계자는 “휴머노이드와 로봇용 AI 모델을 향한 투자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해외 주요 로봇 스타트업이 수천억원대 투자를 받고 휴머노이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분석 플랫폼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로봇 스타트업이 유치한 벤처 자금은 총 60억달러(약 8조3000억원)에 달한다. 상반기 가장 많은 투자금을 유치한 로봇 스타트업 10곳을 국가별로 분석한 결과 미국 6곳, 중국 2곳, 이스라엘과 영국이 각 한 곳이었다. 한국 스타트업은 한 곳도 없었다.

미국 오스틴에 본사를 둔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앱트로닉은 올해에만 4억300만달러(약 560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다른 미국 로봇 기업인 더봇 역시 1억5000만달러(약 2000억원) 자금을 받았다.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갤럭시봇은 지난 6월 1억5400만달러(약 2200억원)를 확보했고, 또 다른 중국 휴머노이드 기업 엔진AI는 1억5000만달러(약 2000억원)를 모았다. VC업계 관계자는 “휴머노이드 시장의 대형 투자 유치 경쟁이 심해지는 양상”이라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