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구글과 협력해 도입한 금융감독원의 '자율규제'가 불법금융광고·투자사기 계정 27만건 이상을 적발해 냈다. 금감원은 이번 성과를 발판으로 다른 플랫폼에도 자율규제를 확산해 온라인 금융사기 피해를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5일 보도자료를 내고 "포털·SNS 등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수 및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불법업자가 온라인 공간을 불법금융광고 등 주요 유통 경로로 악용해 투자금을 편취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해 8월부터 카카오와 구글 등과 함께 불법금융광고·투자권유 행위 근절과 금융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해 불법금융광고 등의 유통을 사전 차단하는 자율규제를 도입했다.
구체적으로 카카오는 지난해 8월부터 불법 투자권유와 사기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자율규제를 시행하고 있다.구체적으로는 유사투자자문업자가 채팅방을 통해 투자 정보를 주고받는 ‘양방향 소통 채널’을 금지하고, 불법 리딩방 운영도 차단하는 조치다. 또 금융회사 임직원을 사칭하는 사기 행위를 막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의 ‘페이크시그널’ 시스템도 적용했다. 사칭 가능성이 높은 계정을 자동으로 탐지해 경고 표시를 띄우거나 이용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는 이 제도를 통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부정사용 계정 총 27만3000건을 적발했다. 불법 리딩방 운영 계정은 5만2000건, 금융사 임직원 사칭·사기 행위는 22만1000건에 달한다.
구글도 지난해 11월부터 ‘금융서비스 인증(FSV)’ 절차를 도입했다. 금융상품이나 투자 서비스를 광고하려면 반드시 구글로부터 사전 인증을 받아야만 광고를 집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인증을 받지 않은 광고주는 유튜브나 검색 등을 통해 금융 관련 광고를 아예 게재할 수 없다. 같은 기간 불법광고 이용자 신고 건수가 월평균 50%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금감원은 온라인 플랫폼에 직접적인 관리책임을 부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율규제를 통한 사전 차단 효과가 입증됐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 구글 외에도 다른 플랫폼과 협의를 확대해 자율규제를 업계 전반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또 제도 안착을 위해 주요 온라인 플랫폼 및 관계기관과 이달 중 간담회를 개최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불법업자들이 자율규제가 도입되지 않은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업계 전반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