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쓸 돈도 없는데” 청년도약계좌, 중도 해지율 15% 돌파

입력 2025-08-05 10:09
윤석열 정부가 청년 자산 형성을 위해 도입한 ‘청년도약계좌’의 중도 해지율이 높아지고 있다.

고용 불안정과 고물가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팍팍한 현실이 장기 적금 유지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정부 2024 회계연도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의 중도 해지율은 ▲2023년 8.2% ▲2024년 14.7% ▲2024년 4월 기준 15.3% 로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누적 가입자 196만6000명 중 30만1000명이 만기 시 제공되는 이자·비과세 등의 혜택을 포기하고 중도에 해지한 것이다.

지난 3월 발표된 청년금융 실태조사에서 중도 해지 이유로 39.0%는 ‘실업 또는 소득 감소’
49.9%는 ‘생활비 상승’ 을 꼽았다.

소득이 줄거나 당장 생활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5년간 돈을 묶어두는 적금이 부담스럽다는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청년도약계좌는 2023년 7월 시행된 정책으로 개인 소득 연 7500만 원 이하, 가구소득 중위 250% 이하인 청년이 월 최대 70만 원을 납입하면 정부가 기여금을 매칭해 주는 구조다.

5년 만기 시 최대 연 9.54% 수익률이 가능하다는 기대를 모았지만 초반부터 예상보다 낮은 참여율과 빠른 이탈이 동시에 나타났다.

실제 도입 6개월 만에 가입자는 51만 명으로정부 예상치(306만 명)의 6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정부는 청년도약계좌 운영을 위해 2023년 3440억 원을 편성했지만 이 중 3008억 원이 사용되지 못한 채 이월됐다.

2024년에도 편성 예산 3590억 원 중 2843억 원만 집행돼 2년간 유보된 예산은 총 3194억 8000만 원에 달한다.

결국 정부는 청년도약계좌를 올해 안에 종료하고, ‘청년미래적금’이라는 후속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름만 바꾼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질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정책 설계 이전에 청년들의 ‘소득 안정성’을 보완하지 않으면 같은 실패가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