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큰손' VIP를 공략한 '프리미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에서 VIP의 매출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앱 내에서 VIP 전용 여행, e커머스 서비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마트와의 계열 분리를 앞두고 '홀로서기'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세계는 4일 자체 여행 플랫폼인 '비아신세계'가 다음날인 5일부터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비아신세계는 VIP를 겨냥한 프리미엄 여행 서비스다. 신세계 앱 내에서 서비스되며 신세계가 직접 기획한 테마와 등급에 맞춘 다양한 고품격 여행을 만나볼 수 있다.
출시를 기념해 명사와 함께하는 특별한 여행 상품도 출시했다. 유명 건축가인 유현준 씨와 동행하면서 이탈리아 대표 건축물에 대한 해설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여행 상품을 마련했다. 천재 피아니스트로 꼽히는 임윤찬의 뉴욕 카네기홀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여행, 싱가포르에서 출항하는 디즈니 크루즈를 타고 항해하는 상품도 선보인다.
모든 목적지와 인원이 비공개인 특별 여행 상품도 있다. ‘오프 더 맵' 여행은 떠나는 날짜만 정해져 있고 이외 모든 일정은 비공개다. 금액은 2인 기준 여행금액 200만 원이 전부다. 4박 6일 일정으로 호텔 숙박비(4~5성급), 식사비, 왕복 항공권까지 모두 포함된 가격이다. 신세계 앱에서 ‘트레블 마일리지 챌린지’에 참여한 뒤 추첨되면 이 여행에 참가할 수 있다.
신세계 앱 내 쇼핑 서비스인 '비욘드 신세계'도 다음날부터 본격 출범한다. SSG닷컴에서 제공하는 쇼핑 기능을 신세계 앱에서도 제공하는 형태다. 신세계는 출시를 기념해 매일 밤 9시에 산타마리아노벨라, 헬렌카민스키, 스킨수티컬즈, 마이크로킥보드 등 인기 브랜드의 제품을 한정수량 특가로 판매한다.
신세계가 이마트와의 계열 분리를 앞두고 앱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는 지난해 11월 앱 내에서 VIP 고객 전용 채널인 '더 쇼케이스(THE SHOWCASE)'를 출범하고 고가의 브랜드와 서비스, 여행 상품 등을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 여행과 쇼핑 서비스까지 더하면서 신세계 앱으로 자사 고객을 완전히 '록인(Lock-in)'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한 브랜드 제품을 쇼핑하려면 계열사인 SSG닷컴을 이용해야만 했다
백화점 매출에서 VIP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점도 이런 전략을 쓴 이유로 꼽힌다. 신세계백화점 매출 중 VIP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0년 31%에서 2024년 45%로 늘어났다. 고물가와 불황 여파에도 고소득층의 소비는 여전히 굳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이성환 영업전략 담당 상무는 “신세계백화점만의 큐레이션 역량을 살린 비욘드신세계와 비아신세계를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쇼핑과 여행의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 자신한다”며 “비욘드신세계와 비아신세계에서 신세계백화점만의 차별회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