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의 여름휴가철 추천 책 8권

입력 2025-08-04 14:28
수정 2025-08-04 14:29


무더운 여름, 도서관은 도심 속 피서지다. 쾌적하고 조용한 도서관에서 책에 빠져들면 숨막히는 더위나 쏟아지는 빗방울은 다른 계절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4일 국립중앙도서관은 여름휴가철을 맞아 사서추천도서 8권을 선정했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평소보다 여유로운 시간 속에서 잠시 삶의 속도를 늦추고 책 한 권으로 휴가의 깊이를 더해볼 수 있도록 추천도서를 소개한다"며 "책과 함께 떠나는 휴가로 지친 일상에 쉼표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은 문학, 인문·예술, 사회과학, 자연과학 네 개 분야에서 각 2권씩 추천도서를 추렸다.

문학 분야에서는 이수정의 장편소설 <단역배우 김순효 씨>, 안드레아 칼라일의 에세이 <나는 언제나 늙기를 기다려왔다>를 택했다. <단역배우 김순효 씨>는 제4회 고창신재효문학상 수상작으로, 다큐멘터리 작가 이경주가 어머니 김순효의 삶을 카메라에 담으며 자신의 존재와 가족의 의미를 재발견하는 이야기다. 인터뷰를 매개로 어머니의 생애뿐 아니라 화자 자신의 삶과 내면을 함께 드러낸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평범한 삶의 서사 속에서 울림을 찾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고 했다.

<나는 언제나 늙기를 기다려왔다>는 100세까지 살다 떠난 어머니를 7년간 간병하며 나이듦에 대해 고찰하는 책이다.

인문·예술 분야에서는 예술 감상 행위에 대해 분석한 인문서 <감상의 심리학>, 문해력과 소통의 본질을 탐구하는 <기울어진 문해력>이 추천도서에 올랐다.

최근 각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인공지능(AI)에 대한 책도 빠지지 않았다. 사회과학 분야의 추천도서 중 하나인 <AI 시대 창의적 인간>은 AI 시대 인간에게 필요한 역량으로 '크리지먼트'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크리지먼트는 인간과 AI가 협력하여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뜻하는데, 창의성을 극대화할 방법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또 다른 추천도서인 <대화를 한다는 것>은 침묵, 조롱, 협상 등 대화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통해 깊이 있는 대화의 의미와 가치를 성찰한다.

자연과학 분야에서는 <스테로이드 인류>와 <100가지 물건으로 보는 우주의 역사>를 추천했다. <스테로이드 인류>는 '젊어지고 싶은' 인간의 욕망에서 출발한 스테로이드를 둘러싼 의약품 개발의 역사와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 과학서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의학 발전을 위한 과학자들의 끈질긴 노력과 시행착오의 과정을 생생히 그려내는 한편, 스테로이드가 인류에게 가져온 의료적 혜택과 오남용의 위험성을 균형 있게 조명한다"며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