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퇴진론 확산에 '전후 80년' 메시지 안 낼 듯

입력 2025-08-03 18:19
수정 2025-08-04 00:55
참의원(상원) 선거 참패로 퇴진 압력을 받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패전일인 8월 15일에 ‘전후 80년 메시지’를 내지 않는 쪽으로 조율 중이라고 아사히신문이 지난 2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가뜩이나 정치적 입지가 취약해진 상황에서 전후 메시지를 냈다가 자민당 내 보수파의 반발을 부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전후 메시지는 한·일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그동안 일본 총리는 전후 50년이었던 1995년부터 10년 간격으로 담화를 공개해왔다.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는 1995년 8월 15일 국무회의를 거쳐 성명을 냈다. 이 성명에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깊이 반성하고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도 비슷한 담화를 발표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15년 “일본은 전쟁 중에 취한 행동에 깊은 후회와 진심 어린 사과의 마음을 거듭 드러냈다”고 말했다. 다만 “전쟁과 관련 없는 우리 자녀, 손자, 다음 세대까지 사죄 대상이 되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자민당 보수파는 아베 성명을 근거로 새로운 전후 메시지가 필요 없다는 태도를 고수해왔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