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과 추진하는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위대하게)’의 설계 작업에 들어갔다. 1500억달러(약 209조원) 규모 한·미 조선협력펀드를 바탕으로, 한국의 기능장 중심 기술 훈련 시스템을 미국에 전수하는 방안이 추진될 예정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의 숙련 조선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십빌딩 마스터스 아카데미(SMA·shipbuilding masters academy)’를 신설하는 방안을 미국과 협의하고 있다. 한국의 은퇴 기능장과 용접 명장 등 전문가들을 미국 현지 기술훈련기관에 파견해 차세대 조선 인력을 양성하는 구조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의 기능장 시스템은 베트남 필리핀 등 해외 조선소에서 효과가 입증됐다”며 “국내 기능장이 현지 인력을 교육해 교관으로 양성한 뒤 이들이 현지 인력 수백 명을 다시 교육하는 식으로 ‘승수 효과’를 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HD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소에서 실습을 병행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3~6개월간 선박 건조 과정을 체험한 후 미국으로 돌아가 이 기술을 현지 조선소에 적용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미국 내 조선공학 전공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설계 인력 양성 계획의 일환으로, 실무 경험이 부족한 젊은 기술 인력에게 경력 개발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 조선업의 재건과 한국 인력의 해외 진출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윈윈’ 전략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미국과 관세협상을 타결하면서 인재 교류와 인프라 확충을 위한 대규모 조선협력펀드 조성에 합의했다.
정부는 미국 조선소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기술 컨설팅도 준비 중이다. 생산성 진단 등 다양한 기술 자문을 제공하고, 이를 한·미 조선협력펀드와 연계해 사업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은/김대훈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