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되고 싶어요"…카이스트 대신 '의대'

입력 2025-08-01 11:30
수정 2025-08-01 11:31


과학고·영재고 출신 학생들이 의대가 있는 서울 주요 대학으로 진학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과학고·영재고 출신 진학자 수 1위였던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2위로 밀려났다.

1일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2025년 전국 4년제 대학 신입생의 출신 고교 유형’에 따르면 과학고·영재고 출신 일반대 진학자 2772명 중 554명(20.0%)이 서울대를 택했다. 지난해 (503명)보다 51명 증가했다.

과학고·영재고 출신 진학자 수 1위였던 KAIST의 올해 진학 인원은 548명(19.8%)으로 지난해보다 15명 줄었다.

3위는 성균관대 224명(8.1%), 4위 포항공대 173명(6.2%), 5위 연세대 163명(5.9%) 순으로, 비이공계특성화 대학 진학이 더 많다.

진학생 전체로 봐도 서울대·연세대·고려대로 향하는 과학고·영재고 출신은 지난해 825명(29.7%)에서 올해 850명(30.7%)으로 증가했다.

과학고·영재고 출신 학생의 이공계특성화 대학 진학자 수 감소는 의대 선호 현상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대(1위) ·성균관대(3위) · 연세대(5위) ·고려대(6위) · 한양대(9위) · 중앙대(10위) 등 진학자 수 10위 내 비이공계특성화 대학은 모두 의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공계 특성화 대학 전체로 보면, KAIST·유니스트(UNIST)·지스트(GIST)·디지스트(DGIST) 등 과학기술원 4곳과 포항공대·한국에너지공대(한전공대) 등 총 6곳에 진학한 과학고·영재고 출신 입학생은 986명이다. 지난해 1024명이었지만, 1000명 선이 무너졌다.

KAIST의 중도 이탈 학생 수도 증가했다. 올해 자퇴 또는 휴학 후 미복학 등으로 이탈한 학생은 130명으로 전년도 125명보다 늘었다. 최근 5년간 중도 이탈한 학생은 2019년 76명, 2020년 145명, 2021년 100명 등으로 576명에 달한다.

입시업계에서는 이들 중 상당수가 의대 진학을 위해 자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과학고 졸업생이 카이스트에 진학한 후 자퇴하는 경우에는 교육비 환수 등의 불이익이 없기 때문에 이탈 학생 중 ‘반수’를 선택해 의대 진학을 노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수아 인턴기자 joshu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