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 타결…與 "큰 고비 넘겨"·野 "시한 쫓겨 양보"

입력 2025-07-31 10:07
수정 2025-07-31 10:10

한미 상호관세 협상 타결과 관련해 여당은 "이재명 정부 실용 외교의 값진 성과"라고 평가했다. 야당에서는 "선전했지만 협상 시한에 쫓겨서 많은 양보를 했다는 느낌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3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재명 정부 실용 외교의 값진 성과"라며 "기쁜 소식으로 아침을 연다"고 밝혔다.

김 직무대행은 측면 지원을 위해 방미길에 오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에게 "힘과 지혜를 모아준 우리 기업들에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찬대 의원도 SNS를 통해 "큰 고비를 넘겼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여 이루어낸 성과에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적었다.

같은 당 김영진 의원은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관세 15%면 대미 자동차, 여타 수출이나 이런 문제 속에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로 평균적인 스탠더드로 합의했다고 본다"며 "한미 정상회담도 2주 안에 워싱턴에서 갖기로 했으니까 한미 간의 관계에 파란불을 켜고 갈 수 있게 됐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느 정도 성과를 낸 그런 협상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우리 정부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정말 최선을 다해 준 그런 결과"라고 강조했다.

야당은 '일단 선방했다'는 분위기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일본이나 EU(유럽연합)와 동일한 차원에서 관세율을 부담하기 때문에 적절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협상 시한에 쫓겨서 많은 양보를 했다는 느낌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한국 자동차의 관세율은 0%, 일본 자동차는 2%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었던 점을 거론하며 "(앞으로) 동일하게 15%의 관세율이 적용되면 상대적으로 일본 차의 경쟁력이 더 커지는 점이 우려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혹시 이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우리가 얻기 위해서 관세 협상에서 부담을 많이 하게 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외교 안보 국방 차원의 다른 이슈가 아직 국민에게 알려지지 않은 이슈가 혹시 남아 있는 것인지, 이 부분에 대해서 정부에서 좀 국민들께 소상히 밝혀주시는 게 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영국 대사를 지낸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우리 경쟁국인 EU와 일본이 이미 타결, 벼랑 끝으로 내몰린 상황에서 경쟁국들과 똑같은 조건으로 타결해 조금 안도는 된다"면서도 "우리가 과도한 양보를 한 것인지 세부 사항을 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립외교원장 출신인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트럼프가 가장 좋아하는 건 숫자"라며 "대미 투자 5500억달러를 약속한 일본의 GDP는 우리의 2.5배다. 그렇다면 우리는 2200억 달러가 맞는데 (3500억달러 투자는) 우리가 1300억 달러를 더 준 것"이라고 짚었다.

이런 결과를 빚은 원인에 대해 김 의원은 "미국은 GDP로 본 것이 아니라 무역적자로 봤기 때문으로 미국의 대일본 무역 적자는 624억 달러, 우리는 601억 달러"라며 미국이 이 점을 물고 늘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