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가 대표적인 '가사노동 해방템'으로 꼽히는 로봇청소기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로봇청소기가 신혼부부 혼수가전이나 효도 선물, 직장을 다니는 1인 가구 '해방템'으로 주목받으면서 30대 소비자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31일 드리미에 따르면 자사 스마트스토어 기준 로봇청소기 구매자의 50%가 30대로 나타났다. 지난해만 해도 30대 구매 비중은 30%에 불과했다. 1년 만에 20%포인트 가까이 30대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드리미 관계자는 "신혼부부나 구매력이 높은 1인 가구 사이에서 로봇청소기를 구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 점유율 1위 브랜드인 로보락도 30~40대가 로봇청소기 핵심 소비자층으로 자리를 잡았다. 로보락 관계자는 "특히 시간 효율과 공간 활용에 민감한 3040대 소비자층에서 높은 선호를 보인다"며 "연령대별 구매 비중은 유통 채널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로봇청소기 전반적인 수요 확산과 함께 전체 고객층도 지속적으로 확대중"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신혼부부 필수 혼수 물품으로 '가사노동 3대 해방템'이 자리를 잡으면서 30대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3대 해방템은 로봇청소기·식기세척기·의류건조기 등 가사노동에 드는 시간을 줄이는 데 특화된 가전을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청소기가 3대 해방템으로 포함된 게 얼마 되지 않았다. 길어야 2년 정도 될 것"이라며 "현장에서는 로봇청소기를 혼수용품으로 마케팅해 팔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신혼부부가 증가하면서 혼수 가전 수요가 늘자 30대 소비자들이 대거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만 해도 19만2507건을 기록했던 혼인 건수가 지난해 22만2412건으로 늘어났다. 올 1분기 혼인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8.4% 늘어나 201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로봇청소기 가격대가 각종 프로모션을 통해 다양화한 영향도 있다. 로보락·드리미·에코백스 등 로봇청소기 업체가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전만 해도 할인 등 프로모션이 많지 않았다.
최근엔 플래그십 로봇청소기를 살 수 있을 정도로 프로모션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출고가 160만원대에 이르는 한 제조사의 로봇청소기 제품은 쿠팡에서 90만원대면 구매할 수 있다.
불황이 이어지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을 고려해 가격 부담을 낮추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로봇청소기의 평균 가격은 120만원대로 보일 만큼 소비자 가격 선택 폭이 예전에 비해 넓어진 건 사실"이라며 "프리미엄 제품을 혼수로 마련하는 30대 신혼부부 입장에선 가격대가 낮아진 로봇청소기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