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30일 SK온과 SK엔무브를 합병하기로 하면서 1년 넘게 이어진 SK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7월 SK E&S 흡수합병을 포함한 에너지 부문 강화, SK온 및 자회사 통합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전략을 발표했다. 이후 3개월간의 준비 절차를 거쳐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SK E&S를 사내 독립기업(CIC) 형태로 흡수했다. SK E&S는 그룹 내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 사업을 담당하는 알짜 회사다. 2023년 기준 영업이익 1조3317억원을 기록했다.
SK E&S 합병으로 SK이노베이션은 자산 105조원 규모의 종합 에너지 회사로 거듭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의 신용등급도 투기 등급인 ‘BB+’에서 투자적격 등급인 ‘BBB-’로 상향됐다. 경기에 민감한 정유·화학 부문의 실적 변동성을 SK E&S가 줄여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지난해 11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올 2월 SK엔텀을 차례로 흡수합병했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원유 수입과 석유제품 수출을 담당하는 글로벌 트레이딩 기업이다. 연간 영업이익 5764억원(2023년 기준)을 기록하며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흡수합병을 통해 SK온의 원자재, 소재 조달 역량이 대폭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석유 트레이딩 사업 역량을 배터리 광물·소재 트레이딩 사업에도 활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SK온은 석유화물 탱크 터미널 운영에 특화한 SK엔텀까지 흡수하면서 원유 저장 등 물류 운용 경쟁력을 강화했다. 합병 전 13조원이던 SK온의 매출은 62조원으로 다섯 배 가까이 늘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