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1호 스팩 예심 청구…IPO 주관업무 '물꼬'

입력 2025-07-30 16:37
수정 2025-07-31 09:22
이 기사는 07월 30일 16:3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증권이 본격적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에 첫 발을 내디딘다.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을 시작으로 경쟁력을 갖춰가겠다는 목표다.

메리츠제1호스팩은 이날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공모규모는 110억원으로 일반적인 스팩 규모다.

이번 스팩은 메리츠증권이 대표 주관사로 참여하는 첫 IPO다. 과거 스팩 등에 주주사 등으로 참여한 적만 있었다. 올해 기업금융본부 내 IPO 업무를 전담하는 ECM 조직를 재정비한 이후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올해 4월 합류한 이경수 ECM담당 상무가 조직을 이끌고 있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은 상장 이후 일정 기간 내에 비상장 기업을 인수합병(합병상장)하는 방식으로 상장시키는 통로다. 스팩은 일반 IPO에 비해 리스크가 낮고 상장 일정이 비교적 빨라 리스크가 적은 수단으로 여겨진다.

메리츠증권은 이를 활용해 주관실적 물꼬를 튼 뒤, 이를 시작으로 인수회사, 공동 주관사, 대표 주관사로 점차 입지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연내 두 번째 스팩인 ‘메리츠제2호스팩’도 상장 준비에 착수할 예정이다.

IPO 업무를 위한 전산 시스템도 오는 9월까지 구축을 완료한다. 현재 ECM 조직은 6명 규모이며 향후 IPO 건수에 따라 인력도 단계적으로 확충할 방침이다.

이번 스팩은 단순히 주관실적 확보라는 의미를 넘어 메리츠증권이 최근 구축한 리테일 고객 기반을 활용하는 첫 시도라는 평가도 나온다.

메리츠증권는 지난해 말부터 ‘슈퍼365’ 계좌를 중심으로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해 고객 자산을 대폭 늘렸다. 2023년 11월 이후 슈퍼365 예탁자산은 약 7조원 이상 증가했다. 해당 고객들의 공모주 투자를 유도하는 한편 공모주 투자자를 리테일 고객으로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노리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를 상근 고문으로, 송창하 전 NH투자증권 IB 전무를 기업금융본부 책임자로 영입하는 등 외부 인사를 대거 수혈하며 전통 IB를 강화하고 있다.

상반기에 부채자본시장(DCM)에서는 주요 증권사 공모 회사채 대표주관 업무를 맡는 등 성과를 냈다. 인수금융에 치중됐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최근 5조원 규모 SK이노베이션의 자산유동화거래도 맡으며 존재감도 키웠다.

IB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기반 영업으로 확보한 리테일 자산을 기업금융 상품으로 연결하는 첫 사례”라며 “시장 경험을 빠르게 쌓아간다면 중형 딜 이상의 트랙레코드도 조기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