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 증액 최소화"…美무기구매 카드 부상

입력 2025-07-29 18:15
수정 2025-07-30 01:56
일본과 유럽연합(EU)이 대미 협상에서 국방비 증액과 미국산 무기 구매를 카드로 내세워 관세협상 타결을 끌어내자 한국에서도 안보와 경제를 결합한 패키지 협상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에 실익이 될 수 있는 무기 구매 협상안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9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에 국내총생산(GDP)의 약 2.3%인 방위비 분담금을 5%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달 초 각료회의에서 “한국은 군사비를 더 부담해야 하며, 미국의 안보 보장에 대한 비용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선 이번 관세협상이 통상 이슈를 넘어 안보까지 연계된 ‘패키지형 협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정부 안팎에선 “대미 협상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방위비 분담금 추가 확대”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농축산물 개방, 디지털 규제 완화, 대미 투자만으로는 미국을 설득하기에 역부족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국 정부가 선제적으로 미국에 실익 있는 무기 구매 안을 제시하는 것이 현실적인 협상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제언도 나온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외교안보센터 연구위원은 “방위비 증액 요구는 이미 기본값처럼 협상에 탑재된 항목”이라며 “국내 방위산업과 연계된 무기 구매를 먼저 제안하는 편이 실익을 확보하면서도 방위비 증액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이던 주요 무기 구매 사업이 한국의 협상 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선 AH-64E 아파치 가디언 헬기 36대 추가 도입, UH-60 블랙호크 성능 개량, F-15K 전자전·레이더 업그레이드, F-35A 2차 도입 등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수 있다고 본다. 예산 및 정책 우선순위 조정으로 중단된 대형 무기 사업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관세협상이 진척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안보 분야에서 예상보다 더 큰 청구서를 들고나올 수 있다”며 “정부가 선제적으로 무기 구매 방안을 미국에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