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전략보다 중요한 건 시장 대응력입니다. 물 들어올 때를 대비해 노를 늘 쥐고 있어야 하죠.”
이영환 메리츠증권 프라이빗뱅커(PB·사진)는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투자는 정확한 답을 맞히는 게 아니라 변수에 대처하는 과정”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메리츠증권이 꼽은 ‘MVP PB’(장기 우수 운용 PB) 8명 중 한 명이다. 고객 자산을 직접 운용하는 일임형 랩어카운트 ‘MVP 랩’을 맡고 있다. 그가 운용 중인 랩 계좌는 최근 2년2개월간 누적 수익률이 약 120%에 달한다.
이 PB는 전업투자자,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을 두루 거쳤다. 메리츠증권 합류 직전엔 약 8년간 헤지펀드 매니저로 일했다. 이 과정에서 변동성 대응을 가장 중시하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시장이 내릴 때는 지수 하락폭만큼만 잃고, 오를 때는 지수의 두세 배 수익을 낸다는 게 운용 목표”라며 “이를 위해선 주식과 현금 비중 조절이 핵심”이라고 했다.
그가 운용하는 계좌는 약 30% 현금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 PB는 “이달 초 HD현대중공업 주가가 모회사(HD한국조선해양) 보유 지분 블록딜과 교환사채(EB) 발행으로 급락했는데, 이 같은 일시 조정 때 추가 매수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코스피지수는 연초 대비 약 35% 올랐다. 그는 “아직 외국인 자금 유입이 본격화하지 않았다”면서도 “추가 상승 여력은 자사주, 세금 등 증시 정책 실행 속도와 구체성에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과열 구간은 아니지만 신규 자금이라면 전면 진입보다는 관찰과 대기를 택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신규 자금을 운용한다면 80%는 현금으로 두고, MSCI지수 편입 기대 종목에 일부 단기 투자할 것”이라며 “주도주 역할을 이어갈 조선·방위산업주도 일부 담을 것”이라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