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특정 종교 집단 신도들이 집중 동원됐다는 의혹을 제기해오고 있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29일 "사이비 보수로부터 탈출해야 야당이 산다"고 재차 절연을 촉구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한 지구당(현 당협위원회)에 당비 매달 1000원씩 납부하는 책임당원은 전국적으로 2000명이 안 된다"며 "그러나 종교 집단이 불순한 목적으로 국민의힘 중앙당 인터넷을 통해 침투하는 책임당원은 십수만에 달한다"고 했다.
홍 전 시장은 "한때 전광훈 목사가 신도들에게 '국민의힘 책임당원 가입하라'고 선동한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라며 "전당대회 끝난 후 선출된 최고위원이 전광훈 목사를 찾아가 공개적으로 감사 인사한 것도 기억하실 것"이라고 했다.
홍 전 시장이 언급한 최고위원은 2023년 3·8 전당대회에서 수석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김재원 전 최고위원으로 보인다. 김 전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나흘 만인 같은 해 3월 12일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해 "최고위에 가서 목사님이 원하시는걸 관철(하겠다)"이라고 해 논란을 빚었었다.
홍 전 시장은 "그들은 그 신도들을 동원해 지구당 수십 개의 역할을 일사불란하게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에 당 지도부나 각종 선거 경선 후보들이 이를 무시하지 못하고 쉬쉬하며 그들에게 조아리는 것"이라며 "그 정당은 이미 왜곡된 당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당원 민주주의를 구가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특정 종교 집단이 당내 선거를 앞두고 정략적으로 가입해 당심을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홍 전 시장은 "그것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책임당원 명부부터 다시 점검하라"며 "사이비 보수로부터 탈출해야 야당이 산다"고 강조했다.
최근 홍 전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신천지' 등 특정 종교 집단 신도들이 윤석열 후보 측에 집중 동원됐다는 주장을 제기해오고 있다. 그는 지난 26일 "신천지 교인들이 책임당원 가입은 그해(2021년) 7월부터 9월까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며 "내가 그걸 안 것은 대선 경선 직후"라고 했다.
홍 전 시장은 신천지 신도들의 집단 가입을 확인하고자, 당시 신천지 교주 이만희씨와도 별도로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 홍 전 시장은 이씨로부터 "지난 대선후보 경선 때 신천지 신도 10여만 명을 국민의힘 책임당원으로 가입시켜 윤 후보를 도운 것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코로나 사태 때 신천지 압수수색을 두 번이나 청구 못하게 막아 주어 그 은혜를 갚기 위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홍 전 시장은 윤 후보 선거 캠프에서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권성동 의원이 '당원투표에서 압승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런 종교 집단의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취지의 주장도 폈다. 하지만 권 의원은 "저는 경선 기간 동안 특정 종교와 결탁해 조직적인 투표 독려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 본인의 부족으로 인한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는 분열적 망상"이라고 법적 대응을 경고했다.
국민의힘 정당해산심판 청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신천지 등의 국민의힘 대선 경선 개입설이 불거지자,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김병기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전 시장의 폭로와 주장은 가히 충격적이다. 사실이라면 국민의힘은 민주 정당이 아니다"라며 "국민의힘 내부 문제로만 치부할 게 아니라, 민주주의 회복, 윤석열 심판, 내란 종식과 관련된 문제다. 민주당은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