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30일 08:0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새 주인을 찾고 있는 SK스퀘어의 자회사 드림어스컴퍼니(옛 아이리버)가 기대 이상의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SK그룹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플로(FLO)’를 운영하는 드림어스컴퍼니를 비핵심 계열로 분류하고 매물로 내놓았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가 선정한 우선협상자 후보 4곳(YG플러스, 비마이프렌즈, 부산에쿼티파트너스, 대명 GEC 컨소시엄)은 이르면 이날 본실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매각 주관은 삼일회계법인이 맡고 있다.
SK스퀘어는 코스닥 상장기업인 드림어스컴퍼니 지분 38.68%를 매각할 예정이다. 2대 주주인 신한벤처투자가 보유한 지분 23.49%도 매각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현재 거론되는 매각가는 지분 100% 기준 2000억원 안팎이다.
드림어스컴퍼니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를 운영하고 있으며, JYP엔터테인먼트·미스틱스토리·물고기뮤직 등 유수의 음악 제작사들과 협력해 음원과 음반을 유통하고 있다. K팝 콘서트 응원봉, 공연 MD 상품 등을 제작하고, 콘서트·뮤지컬 등 공연 콘텐츠 기획·제작·투자에도 참여하고 있다. 다만 자체 아티스트 IP를 보유하거나 장기적·독점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SM엔터 산하의 팬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디어유처럼 계열 소속 아티스트를 기반으로 플랫폼 내에서 IP 활용 권한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구조와는 차이가 있다.
당초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드림어스컴퍼니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다. 회사가 운영 중인 스트리밍 플랫폼 플로는 멜론, 지니, 유튜브 뮤직 등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자체 IP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IP 유통 사업에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많았다. SK스퀘어 역시 이번 딜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딜은 예상과 다르게 흥행 궤도에 올랐다. 티저레터 발송 후 10곳 안팎의 원매자가 몰렸고, 현재 추려진 4곳은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모인 상태다.
업계에선 오히려 드림어스컴퍼니에 대한 낮은 기대치가 흥행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시가총액이 낮다는 점이 주효했다. 드림어스컴퍼니의 시총은 1400억원 수준으로 일부 사업이 겹치는 상장사 디어유(1조원대), YG플러스(5000억원대)에 비해 몸집이 작다. 상법 개정으로 경영권 인수 시 소액주주 보호 절차가 강화돼 시총이 클수록 인수자 부담도 커지는 구조다. 드림어스컴퍼니처럼 규모가 작을 경우 매수 금액은 물론 절차적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낮아 투자자 입장에서 실익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K콘텐츠 열풍이 이어지면서 콘텐츠 플랫폼에 대한 투자자 관심도 높아졌다. 특히 글로벌 팬덤 기반의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면서, 음악·팬 커뮤니티·공연 등을 결합한 통합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는 점도 이번 딜 흥행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미들캡 바이아웃에 집중하고 있는 부산에쿼티파트너스, 플랫폼 사업 진출을 추진하는 대명 GEC가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다.
SI 입장에선 '볼트온' 전략에 적합한 몸집이라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유력한 인수 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마이프렌즈는 팬덤 커뮤니티 플랫폼 '비스테이지'를 운영한다. 여기에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를 붙일 경우 아티스트와의 커뮤니케이션뿐 아니라 음원 소비도 한 곳에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YG엔터 산하의 계열사 YG플러스는 콘텐츠 유통·MD·플랫폼을 통합한 팬덤 비즈니스 수직계열화를 완성할 수 있다. 플로와 공연 제작·유통 인프라가 YG IP의 직접적인 유통 채널이 될 수 있어서다. 하이브가 운영하는 위버스, SM엔터의 디어유처럼 YG엔터도 자사 IP를 활용한 독자적인 팬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드림어스컴퍼니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250억원, 순손실 177억원을 기록했다. SK스퀘어는 본실사를 거쳐 8~9월께 최종 인수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