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 일방적 애정표현…직장내 괴롭힘에도 해당"

입력 2025-07-28 18:04
수정 2025-07-29 01:59
상사가 직장 후배에게 일방적으로 애정 표현을 반복한 행위는 ‘직장 내 성희롱’뿐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에도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14부(부장판사 이상덕)는 A버스회사가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 재심 판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지난 17일 원고 승소 판결했다.

A사에 근무하던 남성 직원 B씨는 여성인 회사 후배 C씨가 명확히 거절 의사를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2019~2022년 계속 전화를 걸거나 식사 제안을 하고, 선물을 주는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A사는 직장 내 성희롱과 함께 직장 내 괴롭힘 등 네 가지 징계 사유를 들어 B씨를 해고했다.

B씨는 이에 불복해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고, 중노위는 직장 내 성희롱은 인정하면서도 “B씨가 직급상 상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직장 내 괴롭힘은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징계가 과중해 부당해고라고 판정했다.

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회사 내 관계의 우위는 직급뿐 아니라 연령, 학벌, 성별, 출신 지역, 근속연수와 업무 지식을 비롯한 업무 역량 등 ‘사실상’의 우위로도 성립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를 들어 “B씨가 관계의 우위성을 이용해 C씨에게 괴롭힘 행위를 했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A사의 해고 조치를 부당하다고 본 중노위 판정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