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앞둔 전공의들, 환자에 사과

입력 2025-07-28 18:04
수정 2025-07-29 02:00
지난해 2월 대학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이 환자단체를 찾아 의정 갈등 이후 처음으로 사과했다.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서울 신길동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사무실을 찾아 “1년5개월 이상 길어진 의정 갈등으로 불편을 겪고 불안하셨을 국민께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사태가 장기화한 데 대해 의료계 또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의사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 점도 젊은 의사로서 깊이 사과드린다”며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더 나은 의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의정 갈등 기간에 의사들은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 “의사가 없으면 환자도 없다”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단체행동 반대 여론에 불을 지폈다. 익명 의사 커뮤니티 등엔 “환자가 죽어도 감흥 없다” “(국민에게) 죽을 뻔한 경험 쌓여야 의사를 존경하게 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 위원장의 사과에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다시는 환자의 생명을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달라”며 “조건 없는 자발적 복귀를 통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의정 갈등과 의료 공백의 ‘진짜 피해자’는 환자라고 지적한 그는 “정부와 여당은 의료 공백의 책임자인 전공의 복귀에만 집중하고 환자의 피해 구제와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및 입법 개선에는 관심이 부족하다”고 했다.

이날 만남은 1시간10분가량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전공의들은 올해 하반기 모집(가을턴) 복귀를 앞두고 ‘특혜’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