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한미훈련 조정, 李에 건의할 것"

입력 2025-07-28 17:50
수정 2025-07-29 02:26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한·미 연합훈련 조정 방안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건의할 생각”이라고 28일 말했다. 북한이 한·미 동맹을 ‘대적 관계’의 상징으로 지목하고 있기 때문에 한·미 연합훈련 규모와 시기 등을 선제적으로 조정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한·미 양국이 다음달 중순 연합훈련을 할 예정이기 때 문에 당장 이번 훈련을 축소하거나 유예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미 연합훈련 조정 방안은 29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조정회의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통일부는 국방부, 외교부, 국가정보원 등이 참석하는 차관급 회의에서 한·미 연합훈련 규모와 시기를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 장관은 지난 14일 열린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도 “한·미 연합훈련은 축소와 조정, 연기 등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 등은 연합훈련 조정 방안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은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는 윤석열 정부와 다르다”며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담화에도 적시돼 있지만 아마 한·미 연합훈련이 남북관계의 가늠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김여정은 이날 담화에서 이재명 정부를 겨냥해 “한·미 동맹에 대한 맹신과 우리와의 대결 기도는 선임자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한·미 연합훈련 조정과 관련해선 통일부 장관뿐만 아니라 국방부 장관 등 관련 부처 의견을 들어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