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도시 울산이 글로벌 ‘꿀잼문화관광도시’ 건설에 나섰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28일 “지난 3년여 동안 기업 프렌들리(친기업) 정책으로 32조원의 투자를 유치했다”며 “이제 그 성과를 기반으로 2028 국제정원박람회 준비와 꿀잼문화관광도시 완성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반구천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프랑스 파리에 머무는 동안 오페라 바스티유 극장과 2024 파리올림픽 카누 슬라럼 경기장인 바이에르 쉬르 마른 수상경기장 등을 잇따라 방문해 꼼꼼히 살폈다.
그는 무엇보다 연간 2500만 명 이상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파리의 도시문화혁신 프로젝트인 ‘그랑 프로제’에 주목했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은 당시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시민 반발을 무릅쓰고 문 닫은 기차역을 미술관(오르세미술관)으로 만들고, 죽어가던 루브르박물관엔 유리 피라미드를 세웠다. 혁명의 시발점이던 바스티유광장에도 오페라 극장을 건립해 후세에 남겼다.
김 시장은 “이런 노력이 제조업 공장 하나 없는 파리를 불황에 흔들리지 않는 세계적 문화관광도시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최근 파리시가 100년 동안 금지한 센강 수영을 허용한 것도 김 시장이 눈여겨본 포인트 중 하나다.
김 시장은 “울산은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2023년 기준 8124만원으로 세계 10위권에 속한다”며 “인류 문명의 7000년 역사가 녹아 있는 세계유산 반구천 암각화와 국제정원박람회를 잘 융합하면 파리 못지않은 문화관광도시 건설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울산시는 ‘울산 그랑 프로제’로 태화강 국가정원에 세계적 공연장을, 중구 학성공원 일대에는 태화강물을 끌어들여 운하를 조성하고 수상택시를 운항하는 대역사를 추진한다.
공연장은 생활 쓰레기가 버려지던 삼산·여천 쓰레기매립장 부지에 들어선다. 연면적 5만㎡, 지상 5층 규모로 2500석 규모의 1관과 1000석의 2관 등 총 3500석을 갖춘 다목적 공연장으로 건립될 예정이다. 이는 호주 시드니오페라하우스(1500석), 영국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2200석) 등 세계적인 공연장과 맞먹는 규모다.
울산시는 울산체육공원에 인공 급류시설을 갖춘 카누 슬라럼 경기장도 조성한다. 반구대 암각화에 활쏘기 기록을 근거로 오는 10월 세계 궁도대회도 유치할 계획이다. 김 시장은 “센강이 생명의 강으로 부활하면서 세계에서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며 “세계유산 반구천 암각화를 품은 태화강에서 문화관광산업을 일으켜 새로운 미래 100년을 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