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머스크!"…삼성전자, 11개월 만에 '7만전자' 탈환 [종합]

입력 2025-07-28 15:52
수정 2025-07-28 15:59

삼성전자가 그동안 적자를 이어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에서 23조원 상당 공급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에 11개월 만에 7만원선을 회복했다.

특히 이번 계약 상대로 지목된 기업이 글로벌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인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향후 추가 계약 성사 가능성을 암시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개선됐다.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능을 위해 자체 설계한 차세대 인공지능(AI) 전용 칩 'AI6' 공급계약을 따내자 실적 반등에 기대가 실린 모습이다.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6.83% 오른 7만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 위에서 거래를 마친 건 지난해 9월4일(종가 7만원) 이후 약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하루 외국인 투자자가 6840억원, 기관이 2540억원 등 총 9400억원어치를 외인과 기관이 쓸어담았다.

삼성전자의 이날 주가 상승은 대규모 공급 계약 소식 때문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공시를 통해 글로벌 대형 기업과 약 22조7648억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 매출액의 7.6% 수준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경영상 비밀 유지를 위해 계약 상대방과 생산공정 등 주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 블룸버그통신 등 현지언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의 계약 상대방이 테슬라이며, 차세대 칩을 삼성전자가 제조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일론 머스크 CEO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직접 글을 올리고 "삼성전자의 새로운 대규모 텍사스 공장이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 생산을 전담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것의 전략적 중요성은 과장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또 "삼성전자와 계약한 165억달러는 최소액이며 실제는 몇 배 더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도 언급했다.

이번 공급계약 발표는 삼성전자가 최근 파운드리 부문에서 공장 가동률을 충분히 끌어올릴 만큼의 수주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는 삼성전자의 이번 공급 계약은 파운드리 사업에서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전환이 회복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삼성의 파운드리 매출을 연간 약 10% 증가시킬 수 있으며 다른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 업체들과의 추가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수주 받은 칩을 미국 텍사스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에서 최신 초미세 공정을 통해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내년 가동을 목표로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지난해 말 4나노 공정으로 AI 칩을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었는데, 세계 최대 파운드리 TSMC 등에 밀려 고객사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서 공장 가동이 미뤄졌다.

현재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모든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주문이 몰리고 있다. 대만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는 올 1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67.6%의 점유율을 기록한 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전분기 8.1%에서 7.7%로 줄어들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액적인 부분에서는 큰 수치는 아니지만 선단공정에서 수주가 필요했던 삼성전자에는 충분히 의미 있는 수주"라면서도 "이번 수주가 향후 파운드리 사업부 가동률 상승에 긍정적이지만 의미있는 수익성 창출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