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폭탄' 곧 터지는데...왜 인도는 느긋할까

입력 2025-07-28 11:14
수정 2025-07-28 11:15
미국이 예고한 상호관세 부과 시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들은 협상에 총력을 가하고 있지만, 인도는 여유를 보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6일 “미국과 인도의 무역 협상이 8월 1일 기한 내에 타결될 가능성은 작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인도에 26%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SCMP는 한 협상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인도와 미국의 협상이“완전히 엉망”이라고 전했다.

협상 난항의 핵심은 농산물이다. 인도는 자국 농민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산 농산물 시장 개방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인도 상무부 장관 피유시 고얄은 24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농업 부문은 인도에 매우 민감하다”고 말 한 바 있다. 인도는 지난주 영국과의 무역 협정에서도 농업 분야를 관세 양보에서 제외하며 방어에 성공했다.

인도가 느긋한 이유는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있다. CNBC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를 제조업 대안으로 육성하고 있어, 인도를 홀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폰 생산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동시에 중저가 제품 제조를 인도에 맡겨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다. 중국의 힘을 빼기 위해 인도에 대한 전략적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미국이 인도를 강경하게 압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브릭스(BRICS)도 인도의 협상 카드이다. 브릭스는 서방 중심의 경제 질서를 견제하며 달러 중심 국제 금융 체제에 도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릭스 회원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지만, 인도는 분노를 피해왔다. 전문가들은 브릭스 내에서 중국과 경쟁하는 인도의 위치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인도는 달러 대체 통화 구상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만으로도 미국과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을 점할 수 있다.

인도는 미국과의 협상에 매달리지 않고 ‘플랜 B’도 가동 중이다. 최근 영국과 무역 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EU·몰디브 등과의 협상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미국이 관세를 실제로 부과하더라도 충격을 완화하는 방어막이 된다. CNBC는 “인도는 다자주의와 남반구 연대를 강조하는 동시에 미국과의 전략적 유대도 유지하려 한다”며 "뉴델리는 다가오는 마감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고송희 인턴기자 kosh112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