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했던 구형 D램값 반등…삼성·SK의 가격 인상 여파

입력 2025-07-27 18:26
수정 2025-07-28 02:00
이달 들어 상승세가 둔화한 PC용 구형 D램(DDR4) 현물 가격(실시간 소매 거래 가격)이 최근 오름세로 돌아섰다. DDR4 공급 부족 상황이 지속되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DDR4 고정거래가격(기업 간 대규모 거래 때 적용되는 월별 가격)을 올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27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16~22일 PC용 DDR4 주요 모델 가격이 9~15일 대비 동반 상승했다. DDR4 8기가비트(Gb) 1GX8 3200 MT/s는 4.98달러에서 5.17달러로 3.82%, DDR4 8Gb 512MX16 3200 MT/s는 3.47%(6.06달러→6.27달러) 올랐다. DDR4 16Gb 2GX8 3200 MT/s도 1.65%(8.49달러→8.63달러) 상승했다.

DDR은 D램 성능을 정의하는 기술 표준으로, 뒤에 붙는 숫자가 높을수록 최신 제품을 뜻한다. DDR4는 2014년 양산을 시작한 구형 제품이다. 현재 판매되는 최신 모델은 2020년 시장이 열린 DDR5다.

DDR4 현물 가격은 올 2분기 공급 부족이 심해지며 가파르게 오르다가 이달 들어 주춤했다. 9~15일 DDR4 8Gb 1GX8 3200 MT/s는 0.99% 떨어졌고 나머지 제품도 최대 0.59% 오르는 데 그쳤다. 고객사가 DDR4 재고를 확보해 긴급 주문이 줄어든 탓이다.

DDR4 현물 가격이 다시 반등한 원인으로 업계에선 공급사의 가격 인상을 꼽는다. 트렌드포스는 23일 보고서에서 “한국의 주요 공급업체 2곳이 소비자용 D램 고정거래가격을 크게 인상함에 따라 이달 초 둔화하던 현물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DDR4 가격 상승은 단기 현상이란 분석이 나온다. D램을 많이 쓰는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DDR5로 전환하고 있는 만큼 구형 제품 가격이 계속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는 24일 콘퍼런스콜에서 “최근 DDR4 가격 급등은 공급 부족 우려에 따른 일시적 수요 쏠림”이라고 설명했다.

실적에도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매출에서 DDR4가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