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배당소득 분리과세 정책에 여당 정책 수장이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자, 주식투자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개편안을 지지해 온 투자자들은 “대주주 악마화로는 배당 확대도, 자본시장 선진화도 이룰 수 없다”며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을 정면 비판했다.
진성준 의장은 25일 자신의 SNS에 “배당소득이 극소수에 쏠려 있는 현실을 잘 살펴야 한다”며 “배당소득세제 개편은 극소수 주식 재벌에게 혜택을 줄 수 있어 신중히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2023년 기준 상위 0.1%가 전체 배당소득의 45.9%를 가져갔다”며 “세제 개편으로 기업의 배당이 반드시 늘어난다고 볼 수 없지만, 배당이 늘어난다고 해도 개미투자자들은 겨우 몇천원의 이익을 보는 데 반해 극소수의 재벌들은 수십억원의 이익을 보게 된다면 과연 공평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7월 말 8월 초쯤 발표한 내년 세제 개편안에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담을 전망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주식 배당으로 번 돈을 다른 소득과 합치는 대신 따로 떼어내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다.
이는 대선 기간부터 선거대책위원회 차원에서 논의돼 왔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국정기획위원회와 기획재정부가 안을 구체화하고, 국회는 세법 개정을 준비 중이다.
이날 진 의장의 주장에 그의 SNS에는 즉각적으로 개미투자자들의 항의 댓글이 폭주했다. 일부 투자자는 “그런 인식이 있으니 기업들이 배당을 안 한다”며 “배당 투자 문화 정착을 위해선 지금이야말로 분리과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자신을 ‘35년 주식쟁이’로 소개한 투자자는 “밑천이 적은 개미들은 당장 배당보다 시세차익을 노리고 주식을 산다”면서도,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지지하는 이유는 “이 제도가 주식시장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결국은 배당투자까지 갈 수 있는 자산 형성의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투자자들은 주식시장 반등세가 이재명 대통령의 자본시장 공약에서 비롯된 만큼, 분리과세 무산은 ‘주가 5000’이라는 대선 약속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다며 진성준 의원의 발언이 시장 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비판의 글이 잇따랐다. 전직 리서치센터장 A씨는 “대통령의 실용주의가 작동될 거라 믿으며, 기대를 유지하지만 거버넌스 개혁과 주식자본주의 시대로의 전환이 정말 멀고도 멀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