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원 소비쿠폰 뿌리더니…與 "재정 위기" 증세 시동

입력 2025-07-25 17:49
수정 2025-07-26 01:48
더불어민주당이 조세제도개편특별위원회를 신설하고 조세제도 개편 관련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25일 밝혔다. 정부에 이어 여당에서도 법인세 인상을 비롯해 증세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병기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윤석열 정부가 초래한 세수 파탄 때문에 국가 재정이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며 “근본 해법은 비뚤어진 조세 기틀을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조세제도개편특위 설치 계획을 밝히며 “특위를 중심으로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조세 정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법인세만 달랑 인상한다고 보면 안 되고 배당소득세 분리과세를 하는 것이 맞는지, 또 한다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 등에 대해 기구를 통해 당내 논의를 모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증세가 아니라 (이전까지 유지해온) 재정 규모를 유지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이런 입장은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나온 것이다. 정부와 민주당에서는 법인세 최고세율 25%로 1%포인트 인상,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 강화, 증권거래세율 인상,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의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도 지난 24일 “초부자 감세 이전으로 돌아가는 조세 정상화 개념으로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법인세율 등을 인상할 것임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놓고는 당내에서 신중론이 나왔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배당으로 번 돈을 다른 소득과 합치지 않고 따로 떼어내 세금을 매기는 방식을 의미한다. 기업 대주주들이 배당을 꺼리는 일을 막겠다는 취지지만 당 일각에서는 소수의 대주주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진성준 정책위원회 의장도 “정책을 섬세하게 설계하지 않으면 결국 극소수의 주식 재벌만 혜택을 받고 대다수 개미 투자자는 별다른 혜택을 얻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증세 추진을 두고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법인과 개인이 열심히 활동하는데 세금을 많이 과세하면 다른 나라 기업이나 개인보다 위축되고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부와 여당은 13조원 규모의 소비쿠폰을 뿌리더니 세수가 부족해 증세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며 “염치가 없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