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게차 괴롭힘' 스리랑카 청년 "결혼할 여친 생각에 꾹 참았다"

입력 2025-07-25 16:36
수정 2025-07-25 16:43

전남 나주의 한 벽돌공장에서 인권침해를 당한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가 조롱을 참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혔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JTBC '사건반장'에는 한국에 들어온 지 석 달밖에 안 된 이주노동자 A 씨(32)가 직접 심경을 전했다.

앞서 전날 전남 나주 소재 벽돌 제조 사업장에서 A 씨가 벽돌 제품과 함께 비닐 테이프에 결박된 채 지게차로 옮겨지는 영상이 빠르게 퍼졌다. 전남 이주노동자 인권 네트워크에 따르면 당시 50대 한국인 지게차 운전자가 다른 스리랑카 이주 노동자에게 "A 씨에게 벽돌 포장 일을 잘 가르쳐라"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A 씨가 업무에 미숙한 모습을 보이자, 관리자들은 "혼 좀 나야겠다"며 A 씨를 지게차에 묶으라고 지시했다. 이에 다른 스리랑카 이주노동자가 A 씨를 지게차에 결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에는 동료들이 웃으며 A 씨를 조롱하며 "잘못했냐? 잘못했다고 해야지"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에 A 씨는 "(회사 부장이) 욕 많이 했다. (지게차에 실렸을 때) 기분이 너무 안 좋았다"라며 "(지게차에) 5분 정도 매달려 있었다. 마음이 너무 다쳤다. 스트레스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A 씨가 심한 폭언을 들으면서도 7개월이 넘게 참아온 이유는 '여자 친구와의 결혼' 때문이었다고 한다. A 씨는 이날 공장을 그만뒀다. 특히 A 씨가 괴롭힘을 당한 이날은 그의 생일이었다.

A 씨는 공장에서 제공한 숙소에서 짐을 가지고 나와 인근 식당에서 홀로 식사했다며 "오늘이 제 생일인 걸 알고 식당 주인이 밥값을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논란이 일자 소년공 출신인 이재명 대통령도 이를 직접 언급하며 비판했다. 전날 이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관련 보도를 공유하면서 "영상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 세계적 문화강국이자 민주주의 모범국가에서 벌어진 일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소수자 약자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폭력이자 명백한 인권유린"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힘없고 곤궁한 처지에 있는 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사회의 품격을 보여주는 법이다. 신분이 불안정하다는 점을 악용한 인권침해와 노동착취가 벌어지지 않도록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에서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