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금률 99.6%의 비밀…AI가 바꾼 부동산 자산관리 [더 머니이스트-김용남의 부동산 자산관리]

입력 2025-08-01 14:15
수정 2025-08-01 17:31

부동산 자산관리, 특히 중소형 빌딩 관리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미래의 기술이 아닙니다. 우리는 지금 AI가 자산관리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과거의 부동산 관리 업무는 수많은 수작업과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AI는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어 놀라운 수준의 효율성과 정밀성을 제공합니다. 특히 임차인 심사와 계약 단계에서 그 효과가 두드러집니다. AI는 다수의 지원자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해 신뢰도 높은 임차인을 선별하고, 계약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나 사기를 줄여 임대인의 리스크를 최소화합니다. 이는 안정적인 수익 확보에 크게 기여합니다.

건물의 유지보수 방식 또한 AI에 의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고장이 발생한 뒤 수리를 진행하는 '사후 대응'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이제는 AI가 설비 작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고장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고 예측 정비를 가능하게 만듭니다. 그 결과, 돌발 고장으로 인한 임차인의 불편을 줄이고 수리 비용은 물론 자산의 수명까지 연장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고장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고장이 나기 전에 미리 관리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임대료 징수 분야에서도 AI는 혁신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임차인의 납부 패턴과 선호 채널을 학습한 AI는 납부 기한이 도래했거나 연체가 발생한 경우, 각 임차인에게 맞춤형 알림을 자동으로 발송합니다. 알림의 내용과 빈도는 과거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화되며, 예를 들어 처음 연체한 임차인과 반복 연체자에게는 서로 다른 어조와 빈도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납부가 완료되면 알림은 자동 종료되어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줄입니다. 나아가 AI는 임차인의 연체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해 자산관리자가 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이처럼 AI는 단순한 효율 향상을 넘어, 자산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적 도구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 챗봇과 가상 비서는 24시간 임차인의 문의에 실시간으로 응답하며 만족도를 높입니다. 임대료 납부 방법, 계좌 정보, 연체료 관련 질문에 즉각 답변하는 것은 물론, 일부 고급 시스템은 납부 계획 조율이나 연체 연기 요청까지 처리해 임차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합니다. 자연어 처리 기술의 발전으로 임차인은 AI와의 대화를 실제 사람과의 대화처럼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고, 관리자는 반복적인 질문 응대에서 벗어나 보다 전략적이고 복잡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 사례로, 글로벌 부동산 기업 브룩필드는 AI 기반 솔루션 EliseAI를 도입한 후, 임대료 수금률을 97.6%에서 99.6%로 끌어올렸으며, 수금 기간도 평균 14일 단축해 현금 흐름을 크게 개선했습니다. 현재와 같이 금리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빠른 현금 회수는 매우 중요하며, 이 사례는 AI가 자산 운영에 미치는 실질적 효과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AI 도입의 효과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반복적이고 스트레스가 큰 임대료 징수 업무를 AI가 대신 수행함으로써 직원들은 더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고, 업무 만족도와 생산성 또한 함께 향상됩니다. 임차인 역시 24시간 응대 시스템과 맞춤형 알림 등을 통해 더 나은 서비스를 경험하며, 이는 전반적인 고객 만족도로 이어집니다.

결국 AI는 부동산 자산관리 전반에 걸쳐 혁신을 주도하고 있으며, 단순한 '편리함'을 넘어 자산의 가치를 높이고,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며, 임차인의 만족도를 높이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는 기술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활용하느냐가 자산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시대가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AI는 분명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입니다. 부동산 투자자와 자산관리자는 이러한 흐름에 유연하게 대응해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김용남 글로벌PMC(주)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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